'고영태 파일' 증거조사…블랙리스트 3인방 첫 공판준비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비선실세' 최순실(61)씨와 주변인들의 국정농단 사건과 이른바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최씨 딸 정유라씨에 대한 '학사 비리' 사건 재판이 이번주에도 줄줄이 이어진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김세윤 부장판사)는 20일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의 14차 공판을 열어 안 전 수석의 보좌관 김모씨와 류상영 전 더블루K 부장을 증인으로 부른다.
김 전 보좌관은 국정농단 의혹 사건이 불거진 이후 미르·K스포츠재단 관계자들에게 허위 진술을 요구하고 증거 인멸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안 전 수석의 업무용 수첩을 검찰에 제출한 인물이기도 하다.
류 전 부장은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측근으로, 더블루K가 실제 누구 소유였는지를 증언해 줄 인물로 소환된다. 다만 류 전 부장이 이날 재판에 나올지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류씨는 헌재의 증인 출석요구에도 수차례 응하지 않았다.
최씨 측은 고영태씨와 류상영씨 등이 자신을 모함하기 위해 국정농단 의혹 사건을 외부에 터트렸다고 의심하고 있다. 따라서 류 전 부장이 재판에 나오면 최씨 변호인 측과 날카로운 설전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서는 최근 이슈가 된 고씨 측근(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의 녹음파일 32건의 증거 조사도 이뤄진다. 해당 파일들엔 고씨와 류씨, 박헌영 K스포츠 재단 과장 등이 나눈 대화가 담겨 있다.
21일 재판엔 조성민씨에 이어 더블루K 대표를 맡았던 최 철 변호사를 증인으로 부른다. 조영석 CJ 부사장, 이혁주 LG유플러스 부사장도 오후 재판에 증인으로 나와 재단 출연 경위를 증언한다.
같은 날 형사합의30부(황병헌 부장판사)는 '블랙리스트' 사건으로 기소된 김종덕(60)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정관주(53) 전 문체부 1차관, 신동철(56)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에 대한 첫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세 사람의 공판준비기일은 애초 이달 7일 열릴 예정이었지만 김 전 장관이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일정이 겹쳐 이날로 연기됐다.
공판준비기일은 정식 재판과 달리 증거조사와 심리 계획을 정하는 자리라 김 전 장관 등이 법정에 나올 의무는 없다.
22일엔 정유라씨의 이화여대 학사 비리 혐의로 기소된 남궁곤(56) 전 입학처장의 첫 공판준비기일이 형사합의29부(김수정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다. 남궁 전 처장은 2015학년도 체육특기자를 선발하는 과정에서 정씨에게 특혜를 줘 합격시킨 혐의를 받는다.
형사합의22부는 같은 날 '광고사 지분 강탈 시도'로 기소된 광고감독 차은택씨 등의 재판을 열어 김영수 전 포레카(전 포스코 계열사) 대표와 안종범 전 수석을 증인으로 신문한다.
김씨는 지분 강탈 시도 사건에 연루돼 함께 기소된 상태다. 안 전 수석은 이 사건에서 지분 강탈을 지시한 '윗선'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 있다.
같은 재판부는 24일엔 최씨와 조카 장시호씨, 김종 전 차관의 재판을 열어 장씨 회사로 알려진 '더스포츠엠' 대표 한모씨와 한국동계스포츠영재센터 직원 김모씨를 각각 증인 신문한다.
더스포츠엠은 K스포츠재단과 용역계약을 맺은 업체다. 검찰은 최씨가 K재단을 사유화한 증거 중 하나로 더스포츠엠과의 용역계약 체결을 들고 있다. 다만 최씨 측은 "더스포츠엠과의 용역 계약은 정상 절차라 최씨가 사익을 챙긴 게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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