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파괴' 발레오전장·창조컨설팅, 금속노조에 위자료"

입력 2017-02-20 04:00  

"'노조파괴' 발레오전장·창조컨설팅, 금속노조에 위자료"

법원 "금속노조 산하 발레오만도지회 무력화…부당노동행위"

금속노조, 상신브레이크 상대로 낸 소송서도 위자료 인정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노조 파괴' 비판을 받았던 발레오전장시스템스(옛 발레오만도)와 발레오 측에 노무 컨설팅을 제공한 '창조컨설팅'이 금속노조에 위자료를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권혁중 부장판사)는 금속노조가 두 업체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발레오전장과 창조컨설팅이 연대해 금속노조에 1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고 20일 밝혔다. 금속노조가 2013년 소송을 제기한 지 4년 만이다.

경북 경주의 자동차 부품업체인 발레오전장의 노조는 금속노조 산하에 발레오만도지회로 있다가 2010년 6월 조합원 총회를 열어 기업노조인 발레오전장 노조로 조직 형태를 바꿨다.

노사 분규로 직장 폐쇄가 장기화하자 금속노조의 강경 투쟁에 반발한 조합원들이 조직 형태 변경을 주도했다.

사측은 '발레오만도지회를 무력화하고 노조를 산별노조에서 기업노조로 변경하라'는 창조컨설팅의 조언에 따라 이 과정에 적극 개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업노조 변경에 찬성하는 조합원들은 징계하지 않거나 가벼운 수준의 징계에 그쳤고, 금속노조 탈퇴를 거부한 조합원들은 본래 업무와 상관없는 풀 뽑기나 페인트 칠, 화장실 청소 등을 시켰다.






금속노조는 '노조 파괴'가 사회적 논란이 된 이후 발레오전장과 창조컨설팅에 대응해 형사·민사 대응에 나섰다. 손해배상 청구 소송도 그 중 하나였다.

재판부는 "두 업체는 금속노조 산하의 발레오만도지회를 무력화하려는 목적에 따라 계획적으로 발레오만도지회 운영에 개입했고 이는 노동조합법이 금지한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며 "이로 인해 발레오만도지회가 기업노조로 변경됐고 발레오만도지회 와해라는 결과를 초래한 한 원인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로 말미암아 금속노조는 단결권을 침해당하고 하부조직인 지회의 단결력이 약화하는 등 재산상 손해의 배상만으로 전보될 수 없는 무형의 손해를 입게 됐다"고 배상 책임을 인정했다.

재판부는 다만 "발레오만도지회의 강경투쟁 일변도의 노조 운영 등 다른 요인들도 조직 형태 변경의 주요한 원인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며 손해배상액을 1천만원으로 정했다.

금속노조는 기업별 노조로 전환한 건 절차상 하자가 있어 무효인 만큼 사측이 조합원들 월급에서 일괄 공제한 조합비를 금속노조에 지급하라고도 주장했다.

재판부는 그러나 산업별 노조 산하 지부·지회가 어느 정도 독립성이 있다면 스스로 조직형태를 변경해 기업노조로 전환할 수 있다는 지난해 2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금속노조의 이 같은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금속노조가 역시 '노조 파괴' 사업장으로 지목된 상신브레이크와 창조컨설팅 등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도 부당노동 행위에 대한 손해배상 책임만을 인정해 두 업체 측이 금속노조에 3천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한편 발레오시스템스는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기소돼 대구지법 경주지원에서 재판이 진행중이고, 창조컨설팅은 발레오 측의 부당 노동행위를 방조한 혐의로 기소돼 서울남부지법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상신브레이크 대표는 지난해 3월 대법원에서 같은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 벌금형 판결이 확정됐다.

sa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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