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지자 수천명 앞에서 오바마·민주당·언론 비난…"유세는 트럼프의 '산소'"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백악관에서 폭풍 같은 한 달을 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선 유세를 방불케 하는 대규모 유세를 펼치며 지지자들에게 위안을 찾았다.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와 NBC 방송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18일(현지시간) 플로리다 주 멜버른에서 열린 유세에 모인 지지자 9천여 명 앞에서 언론과 전임 버락 오바마 정권을 비난하고 공약이었던 국경 통제 강화 등을 약속했다.
약 45분간의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추락하는 지지도, 동료 공화당원들의 비판, 'SNL'의 풍자, 대통령 권한에 대한 법적 도전, 트위터 맞춤법 지적 등이 없는 세계에 존재하면서 아직 그를 믿는 지지자들의 사랑을 만끽했다고 WP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상에 올라 연설을 시작하며 "나는 내 친구들과 사람들에게 둘러싸이고 싶어서 여기에 왔다"고 환호하는 지지자들에게 화답했다.
그는 "여러분은 우리가 아주 짧은 시간에 무엇을 성취했는지 봤으며, 백악관은 매우 순조롭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우리는 엄청난 난장판(big mess)을 물려받았다"고 말했다. 전임 오바마 행정부를 겨냥한 말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민주당원들에게 그들이 미국인들에게 잘못된 일을 하고 있어 방해하고 파괴하는 전략을 멈추라고 말해야 한다"고 민주당에도 관료 인준이 늦어지는 책임을 돌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부정직한 언론이 진실을 보도하려 하지 않는다"며 "그들(언론)은 문제의 큰 부분이 됐으며, 부패 체계의 일부"이라고 언론을 비난했다.
그는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폐지하고 이를 대체할 새로운 계획을 몇 주 안에 발표하고,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반(反) 이민 행정명령을 대체할 새로운 행정명령과 관련해서도 다음 주에 뭔가를 하겠다고도 밝혔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은 맨 앞줄에서 유세를 보려고 이날 오전 4시에 유세장에 왔으며, 앞서 폭스뉴스와 인터뷰해 방송을 탄 지지자 진 후버를 무대로 올라오게 해 "훌륭하다"고 찬사를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도 기자들에게 "인생은 선거 운동(campaign)"이라며 "우리나라를 다시 위대하게 만드는 일은 내게 선거 운동"이라고 말했다.
대선이 끝난 지 한참 됐는데도 이날 유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환호하는 지지자 수천 명 앞에서 유세하던 순간이 냉동 보존된 것처럼 느껴졌다고 NBC는 설명했다.
고난의 취임 첫 한 달을 보낸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그의 안전지대(comfort zone)로 돌아갔다고 WP는 평가했다.
WP는 정치 유세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산소'로,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사임과 노동장관 내정자 낙마 등이 이어진 한 주를 보낸 그에게 이 산소 흡입이 절박하게 필요했다고 한 보좌관의 말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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