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상황 우려해 부모 집에 설치…자녀가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확인
가정용 CCTV 가입자 1년새 2~4배↑…정부 동작·가스 감지센서 지원
(전국종합=연합뉴스) 이승민 기자 = 고령화와 함께 갈수록 증가하는 홀로 사는 노인 집에 CCTV를 설치하는 급증하고 있다.
부인과 사별하고 청주에서 혼자 사는 김모(74)씨는 지난달 119구급차에 실려 종합병원 응급실 신세를 졌다.
설을 며칠 앞두고 집에서 TV를 시청하던 중 갑작스럽게 찾아온 저혈당 쇼크로 쓰러졌기 때문이다.
당뇨병이 있는 사람은 심한 저혈당이 발생하면 의식 저하·쇼크 등으로 인해 심혈관 질환 발생률이 높아지고, 조기에 응급조치를 받지 못하면 사망할 수 있다.
다행히 평소 허물없이 지내던 이웃이 놀러왔다가 쓰러져 있는 김씨를 발견, 119에 신고해 생명을 건지기는 했지만, 조금만 늦었어도 돌이킬 수 없는 위험에 빠질 뻔했다.
차로 15분 거리에 살던 김씨의 아들(55)은 병원에서 걸려 온 전화를 받고 급히 응급실로 달려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아들은 "아버지가 당뇨가 있어 자주 문안하는 편인데, 갑자기 쓰러지셔서 깜짝 놀랐다"면서 "홀로 갑작스럽게 변고라도 당해 임종을 못하면 어쩌나 늘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고민 끝에 그는 최근 가정용 CCTV를 아버지 집에 설치했다.
노인들이 고독사 하는 사례가 끊이지 않으면서 혼자 사는 부모가 갑작스럽게 화를 당할 것을 우려한 자녀들이 찾으면서 수요가 점차 늘고 있다.
2013년 12월부터 가정용 CCTV 서비스를 제공하는 한 이동통신사 가입자가 지난해 3월 기준 11만명을 넘어선 뒤 불과 10개월이 지난 지난달에 무려 2배가량 증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통신사가 제공하는 가정용 CCTV 서비스에 가입하면 집안 상황을 실시간으로 스마트폰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또 인체 감지센서가 제품에 내장돼 있어 감지 정보를 스마트폰 문자로 받아볼 수도 있다.
A사 관계자는 "방범용이나 반려동물을 위해 설치를 원하는 사람도 있지만, 홀로 사는 부모님 집에 설치하는 가입자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가정용 CCTV 서비스를 제공하는 B사는 지난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누적 가입자 수가 4배 증가했다.
업계 관계자는 "홀로 외롭게 생을 마감하는 노인들 사례가 잇따르고, 1인 가구가 늘어남에 따라 가정용 CCTV를 찾는 사람이 증가하고 있다"면서 "CCTV를 비롯한 이동통신사의 가정용 사물인터넷(IoT) 시장이 갈수록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가정용 CCTV 상품 가입이 어려운 홀몸노인이 사는 집에는 정부가 활동 감지 센서를 설치해 고독사를 예방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시작한 독거노인 응급안전 돌보미 시스템은 집에 화재 및 가스감지 센서·호출기를 설치해 응급상황이 발생하면 119에 자동 신고해 응급상황에 대처한다.
농촌 지역 홀몸노인이 많은 충북에서는 2012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4천480개 가정에 활동 감지 센서가 설치됐다.
충북도 관계자는 "대도시에 사는 자녀가 자주 찾아볼 수 없는 홀몸노인의 응급상황에 대비해 예산이 허용하는 선에서 활동 감지 센서 설치를 늘려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울 송파구는 지난해 홀로 사는 어르신 고독사를 막기 위해 '독거 어르신 텔레케어 시스템'을 마련했다.
이 시스템은 홀로 사는 어르신 가구에 동작감지센서와 응급호출기를 설치해 어르신의 평상시 활동량, 수면 시간, 화장실 이용시간, 외출 등 생활 움직임을 모니터링·데이터화하는 체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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