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콘서트에 3일간 1만5천 관객…"상상한 순간이 현실로" 눈물
(서울=연합뉴스) 이은정 기자 = 지하철 5호선 올림픽공원역부터 10~20대의 남성들이 물밀 듯이 쏟아졌다. 공연장 입구로 수십m 늘어선 이들은 트와이스를 상징하는 야광봉인 '캔디봉'을 손에 들고 이들의 첫 단독 공연을 기다리는 설렘을 감추지 못했다.
"앨범 석 장을 모두 사모았지만, 공방(공개방송)에 한 번도 못 갔어요. 오늘 실제로 처음 봐서 엄청나게 떨리고 기대돼요. 대세는 역시 '트둥이'(팬들이 부르는 애칭)들이죠."(고교 1학년생 정모 군)
19일 오후 5시 서울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트와이스의 첫 번째 투어 '트와이스랜드-디 오프닝-'(TWICELAND-The Opening-)에서다.
"하나, 둘, 셋, 원 인어 밀리언(One in a million)! 안녕하세요, 트와이스입니다."
그러자 5천 명의 관객은 마치 군부대처럼 "하나, 둘, 셋, 원 인어 밀리언! 안녕하세요, 원스(팬클럽명)입니다"란 굵직한 함성을 쏟아냈다. '원 인어 밀리언'이란 구호는 트와이스의 인사법으로 프로듀서 박진영이 100만 개의 그룹 중 단 하나가 되라는 뜻에서 붙여줬다.
객석의 우렁찬 함성은 공연 내내 끊이지 않았다.
히트곡 '치어 업'(CHEER UP)의 '아까는 못 받아서 미안해/ 친구를 만나느라 샤샤샤~', '치어 업 베이비, 치어 업 베이비, 좀 더 힘을 내~'란 노랫말을 '떼창'했고 '나연아 예쁘다', '다현아 귀엽다'라며 시종일관 응원을 보냈다.
이 함성에 감격한 정연은 "상상한 순간이 현실로 왔다. 꿈만 같다. 다 원스 덕"이라고 손가락 하트를 그리며 고마움을 나타냈다. 다현 등 멤버들은 깜찍한 애교 세례로 팬들을 절로 미소 짓게 했다.
첫 공연의 열기처럼 2015년 10월 데뷔한 트와이스는 1년여 만에 대세로서 손색없는 기록을 세웠다.
데뷔곡 '우아하게'부터 '치어 업'과 '티티'(TT)까지 전곡을 히트시켰고 3곡의 뮤직비디오는 유튜브 1억뷰를 모두 돌파했다. '치어 업'은 1억 스트리밍을 기록했고 '티티'가 담긴 세 번째 앨범은 판매량 35만 장을 돌파하며 지난해 걸그룹 최다 기록을 세웠다.
이를 반영하듯 지난 17일부터 이날까지 열린 3회 공연은 시야 제한석까지 총 1만5천 석이 매진됐다.
놀이공원을 연상시키는 '트와이스랜드'란 제목처럼 멤버들은 땀을 쏟아내며 무대를 즐겼다.
히트곡뿐 아니라 평소 보여주지 못한 반전 이미지를 보여주고자 유닛(소그룹)과 스페셜 무대도 꾸몄다.
지효·정연·미나는 넥타이에 조끼, 바지를 입고서 중성적인 '걸크러시'(여성이 여성에게 반할 만큼 멋지다는 뜻) 매력을 보여줬고, 채영·나연·모모·사나는 비욘세의 '욘세'(Yonce)를 부르며 섹시미를 발산했다. 또 쯔위와 다현은 고양의 의상을 입고 터보의 '검은 고양이'를 불러 귀여움으로 승부했다.
이들은 또 '카드 캡터 체리'와 '세일러 문' 등의 애니메이션 주제가를 부르는가 하면, 엑소의 '중독'과 세븐틴의 '예쁘다'를 커버한 이색 무대를 선보이기도 했다.
이날 공연은 특별한 연출 없이 9곡을 내달릴 정도로 단조로운 구성이 아쉬웠지만, '구멍이 없는 팀'이란 평가답게 아홉 멤버 모두 예쁜 외모와 퍼포먼스, '끼'로 관객을 만족시켰다.
3시간 30분에 걸쳐 앙코르 무대까지 마친 이들은 팬들이 준비한 지난 활동 영상이 펼쳐지자 끝내 눈물을 보였다.
다현은 "팬들이 '사랑해'라고 외칠 때 눈물이 너무 났다. 오늘 밤에 나올 '낙 낙'(knock knock)도 많이 사랑해달라"고, 나연은 "아무도 없는 곳에서 몰래 울었던 적도 있었다. 선물을 드리고 싶은 마음에 준비한 콘서트인데 오히려 우리가 더 큰 선물을 받았다"고 인사했다.
이들은 몇 시간 뒤인 20일 0시 스페셜 앨범 '트와이스코스터: 레인2'를 공개한다.
이날 지난 1년 4개월의 활동에 방점을 찍은 이들은 타이틀곡 '낙 낙'으로 또다시 '기록 사냥'에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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