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체 오르지 않는 보수지지율…판 흔들지 못하는 '북한변수'

입력 2017-02-20 11:13  

좀체 오르지 않는 보수지지율…판 흔들지 못하는 '북한변수'

갤럽·리얼미터 조사서 보수정당 지지율에 영향 미미

(서울=연합뉴스) 김승욱 기자 = 선거에 영향을 미칠 만한 북한발 변수를 일컫는 '북풍'(北風)은 선거 결과에 크고 작은 영향을 미쳐왔다.

1987년 대선을 앞두고 발생한 대한항공 여객기 폭파 사건과 대선 전날 테러범 김현희의 압송, 1992년 대선 전 안기부가 발표한 거물간첩 이선실 사건은 각각 보수진영의 노태우·김영삼 후보 당선에 작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반면, 1997년 대선 때는 청와대 인사가 북한에 무력시위를 요청했다는 이른바 '총풍'(銃風) 사건이 일어났으나 오히려 김대중 후보가 당선되는 등 역풍이 불었다. 이후 대선에서도 북풍은 보수 정치세력에 유리한 소재로 여겨졌으나 결과는 '양날의 칼'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번 대선 기간에도 12일 북한의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부터 시작해 13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 피살, 14일부터 계속된 언론보도 등 북한발 안보이슈가 연이어 터져 나왔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과 남경필 경기지사, 한국당 원유철 의원 등은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는 물론 핵무장까지 언급하는 등 지난 한 주간 안보이슈로 총공세를 펼쳤으나 판을 뒤집기에는 힘이 부족한 모습이다.

한국갤럽이 14∼16일 전국 성인 남녀 1천3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7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에서 자유한국당(11%)과 바른정당(6%) 지지율은 전주보다 각각 2%포인트와 1%포인트 하락했다.

바른정당 대선 주자인 유승민 의원의 지지율은 3%에서 2%로 떨어졌고, 잠재적 보수 대선 주자로 인식되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지지율 역시 11%에서 9%로 하락했다.

리얼미터가 13∼17일 전국 성인남녀 2천512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20일 발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서 ±2.0%포인트)에서도 자유한국당(15.1%) 지지율은 0.6%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고, 바른정당(5.6%) 지지율은 지난주와 같았다.

대선주자 지지율 역시 황교안(14.8%) 권한대행과 남경필(1.4%) 경기지사는 각각 0.5%포인트와 0.1%포인트 내렸고 유승민(3.9%) 의원과 홍준표(1.8%) 경남지사는 지난주와 같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한국당 지지율은 김정남 피살 소식이 전해진 13일 지난주 대비 1.3%포인트 오른 15.8%로 출발해 15·16일에는 16.8%까지 올랐으나,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구속된 17일은 13.3%로 하락했다.






지난주 초반 미사일 발사와 김정남 피살로 북풍 효과를 보는 듯했으나 결국 대통령 탄핵과 특검 수사 정국을 넘어서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한국당 정용기 대변인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북풍 문제는 국민도 냉철하게 보고 계실 것으로 판단한다"며 "어느 정파든 북한이라는 변수를 선거공학적으로 이용하려는 시도는 이제 성공할 수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자유한국당이 새누리당에서 당명을 개정한 지 얼마 되지 않았고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 지 1주밖에 지나지 않아 안보이슈의 영향을 살피기에는 기간이 충분치 않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또 다음 달 키리졸브 훈련이 예정돼 있고, 4월에는 김일성 생일이 있어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이 큰 점을 고려하면 조기대선 국면에 북풍이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기사에 인용한 여론조사와 관련한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공정심의위원회 인터넷 홈페이지(nesdc.go.kr)를 참조하면 된다.

kind3@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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