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학생수영장 오전 훈련 직후 사고…인명피해 없어
(인천=연합뉴스) 손현규 윤태현 기자 = 인천의 한 실내수영장에서 20일 오전 천장 내장재가 갑자기 무너져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학생 수영선수 11명이 긴급 대피했다.
오전 훈련이 막 끝난 상황에서 사고가 일어나 인명피해는 없었지만, 하마터면 큰 사고로 이어질 뻔했다.
인천 남동소방서와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30분께 인천시 남동구 구월동 동인천중학교 옆 인천시 학생수영장의 천장 내장재가 무너졌다.
3∼6m 높이의 천장에 설치된 단열재 스펀지(SST 접합 단열재)와 스펀지를 받치던 0.5㎝ 두께의 철제 패널 등이 순식간에 수영장 바닥으로 추락했다. 스펀지와 철제 패널을 연결한 볼트와 너트도 바닥에 떨어졌다.
다행히 사고 당시 오전 훈련이 모두 끝나 수영장이 비어 있는 상태여서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러나 수영장 옆 별도의 건물에 마련된 탈의실에서 옷을 갈아입던 초등학생과 중학생 등 4개 학교 수영선수 11명이 놀라 대피하는 소동이 벌어졌다.
이날 오전에 훈련한 28명 중 나머지 학생 수영선수 17명은 이미 수영장 건물 밖으로 나와 있던 상황이었다.
사고는 오전 마지막 시간대 훈련이 끝나고 11명의 선수가 탈의실로 들어간 지 5분 만에 발생했다.
학부모 이모(39·여)씨는 "코치선생님과 수영장 건물 밖에 있었는데 갑자기 '쿵 '소리가 크게 나 놀라 들어갔더니 천장 내장재가 무너져 있었다"며 "탈의실에 있던 아이들도 소리를 지르며 헐레벌떡 옷을 챙겨 입고 나왔다"고 말했다.
1986년에 지어진 이 수영장은 연면적 1천553㎡ 규모로 50m 레인 6개를 갖췄다. 인천 시내 초등학생과 중학생 수영선수가 주로 이용하는 시설로 동인천중학교 용지 내에 있지만, 이 학교 전용 시설은 아니다.
수영장 측은 지난해 6∼9월 천장 1천292㎡에 걸쳐 단열재 아래에 철판을 대는 공사를 했다.
그러나 얼마 후 "천장에서 볼트와 너트가 떨어진다"는 민원이 수영장 측에 접수돼 해당 시공사에 보수를 요구했지만, 시공사는 부도가 나 다른 업체를 통해 볼트와 너트를 교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교육청은 단열재인 스펀지에 습기가 차 이를 떠받치던 패널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인천시교육청으로부터 내장재 보수 공사와 관련한 자료를 확보한 뒤 당시 시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부실시공 여부를 확인할 방침이다.
인천시교육청도 시설팀과 안전팀 관계자를 사고 현장에 보내 정확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날 수영장 측은 사고 발생 19분이 지난 오전 11시 49분께 119에 신고한 것으로 파악돼 늑장 대응을 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탈의실에 있던 학생들을 먼저 대피시키느라 신고가 좀 늦어졌다"고 말했다.
so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