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시 "도심지형·생활패턴 변화에 따른 것으로 만족도 높아질 것"
(전주=연합뉴스) 임 청· 임채두 기자 = 전주완주 시내버스가 60여년만에 '지선간제' 노선 운행에 돌입한 첫날 승객들의 혼선과 버스정보안내단말기(BIT) 작동 미비, 일부 버스회사 노조의 파업 등으로 큰 혼란을 빚었다.
20일 전주시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부터 기존의 팔달로 1개 축에서 동서남북 6개 축으로 개편한 노선에 따라 시내버스 운행이 시작됐다. 1958년 전주권에 시내버스가 투입된 이후 60여년만에 전주시는 물론 인근 완주군을 포함해 노선을 대대적으로 개편해 시행한 것이다.
하지만 환승장과 주요 승강장에는 바뀐 버스번호와 경로 등을 잘 파악하지 못해 허둥대는 시민들의 모습들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특히 전주대와 삼례터미널 앞에 설치된 '환승승강장'에서는 출퇴근 학생과 직장인들이 버스를 바꿔 타기 위해 몰렸으나 일부는 노선을 제대로 숙지하지 못해 버스를 놓치거나 잘못 타는 등 혼선이 있었다.
삼례버스터미널에서는 70대 할머니가 40여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 뒤늦게 노선변경 사실을 알고 불만을 터뜨렸는가 하면 버스를 잘못 타서 다시 삼례로 되돌아온 사례도 있었다.
전주대 환승장에서 만난 직장인 이모(27)씨는 "집이 완주군 이서 대문안마을인데 노선개편 이전에는 전주시내까지 40분이면 진입했는데 오늘은 버스가 콩쥐팥쥐마을과 혁신도시를 거치는 바람에 전주대 환승센터까지 오는 데 40분이 걸렸다"면서 "여기에서 환승해서 다시 전주 시내까지 들어가야 하는 불편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학생 임모(21)씨는 "원래 165번 버스를 이용하는데 오늘 타 보니 중간에 정차하지 않는 버스정류장이 더 많아진 것 같다. 내 목적지까지 가는 데는 시간이 단축됐지만, 노선을 잘 알지 못하면 원하는 정류장에 못 내릴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더욱이 이날 아침 내린 비와 버스의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버스정보안내단말기의 작동중단이 더 혼란을 키웠다.
버스정류장에 설치돼 버스 도착시각을 알려주는 BIT가 데이터 입력에 따른 과부하로 작동이 멈췄다가 출근 시간이 지난 오전 9시 40분께서야 복구됐다.
더욱이 전주시내버스 391대 중 이날 호남고속 소속 노조원들의 기습파업으로 예정된 버스 33대의 운행이 중단되는 바람에 일부 노선에서 시민들의 불만이 컸다.
60여년만에 개편된 노선 운행 첫날 예상했던 대로 혼선이 곳곳에서 빚어짐에 따라 전주시와 완주군도 바짝 긴장하며 대책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전주시는 크게 변한 도심 지형과 시민들의 생활패턴을 위해서는 노선 변화가 필요했다며 지간선제가 자리 잡으면 시민 불편은 줄고 시내버스 이용에 따른 만족도는 크게 높아질 것으로 자신한다.
송준상 전주시 시민교통본부장은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했는데 시행 첫날이다 보니 여러 곳에서 문제점이 나타났다"면서 "문제점을 이른 시일내에 바로잡고 환승장과 사람이 몰리는 주요 정류장에는 학생과 출퇴근 직장인, 시민들의 이해를 돕기위해 당분간 안내 도우미 등을 배치해 불편을 줄여나가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개편된 노선이 담긴 홍보책자를 각 주민센터 등에 비치하고 경로당과 고교, 터미널 등 다중밀집지역에서는 찾아가는 설명회도 열고 SNS를 활용한 온라인 홍보에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시의 노선개편으로 기존 122개 노선 중 59개 노선은 유지되지만 34개 노선은 부분 개편됐다. 또 29개 노선은 폐지하는 대신 전주시내 9개 노선과 완주군 15개 노선이 새로 신설됐다.
lc21@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