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 사업 美 기업들, 생존 위해 트럼프 비난 합류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부동산 사업 동업자가 그의 이민 및 멕시코 정책을 비난하고 나섰다.
19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인 부동산 개발업체 릴레이티드 그룹(RG) 경영자 호르헤 페레스가 트럼프의 정책을 비난하고 나서 반(反)트럼프 입장을 표명하고 있는 재계 주요 인사 대열에 합류했다.
페레스는 지난해 12월 중순 당시 트럼프 당선인으로부터 샌디에이고 부근 국경울타리(펜스) 사진이 첨부된 이메일을 받았다.
거기에는 "미국과 멕시코 간 2천 마일(3천200km)에 달하는 높이 30피트(약 9m)의 장벽을 건설하는 데 관심이 있으면 내게 전화하라"는 메시지가 포함돼 있었다.
페레스는 그러나 트럼프에 "장벽은 비도덕적이며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답신했다. 페레스는 또 자신이 멕시코에 많은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만큼 만약 장벽 건설에 참여하게 되면 자신은 멕시코에서 '끝장'나게 될 것임을 알렸다고덧붙였다.
페레스는 마이애미의 스카이라인을 형성하는 데 관여하는 등 플로리다에서 유명한 거물 부동산 개발업자로 현재 멕시코를 방문 중이다.
페레스와 트럼프는 10년 이상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 온 지기로 페레스의 RG 그룹은 할리우드에 트럼프 브랜드의 콘도를 건설했으며 트럼프의 여러 국내외 부동산 거래에 관여해 오고 있다.
페레스와 마찬가지로 멕시코에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는 회사들이 트럼프와 거리를 두라는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멕시코 내에서 상당 규모의 판매고를 기록하고 있는 업체 간부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장벽 건설 조치에 분노하고 있는 멕시코 소비자의 반응을 고려해 자의반타의반 트럼프 비난에 나서고 있다.
광고 등을 통해 트럼프 조치에 대한 자신들의 입장을 홍보하고 있다.
멕시코 내에 커피 전문체인 스타벅스 불매 여론이 일고 있는 가운데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말 발표한 성명을 통해 자신은 멕시코와 장벽 대신 다리를 건설하길 선호한다면서 스타벅스가 지난 15년간 멕시코에서 할동해왔음을 부각했다.
멕시코 최대 맥주업체인 미국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 계열의 코로나도 지난해 11월 멕시코 영화배우 디에고 루나를 내세운 광고를 통해 "우리 모두가 미친 사람이 지으려고 하는 장벽에 분노하고 있다"고 홍보했다.
호르헤 카스타네다 전 멕시코 외교장관은 "장벽은 멕시코인 모두에 아주 공격적인 것"이라며 "만약 대기업이 여기에 연루돼 있다면 불매운동이 벌어질 것이며 정부도 계약을 주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yj378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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