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정성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이 구속됐는데도 정작 가족들은 면회를 오지 않아 그 배경이 관심이다.
삼성에 따르면 이 부회장이 구속된 지 20일로 나흘째이지만 이날까지 가족들은 경기 의왕 서울구치소에 수감된 이 부회장을 면회하러 오지 않았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17일에는 삼성의 2인자로 불리는 최지성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구치소를 다녀갔고, 이튿날인 18일에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팀장(사장)이 이 부회장을 면회했다.
주말이자 구속 이틀째인 18일에는 모친인 홍라희 리움미술관 관장과 여동생들인 이부진 호텔신라[008770] 사장, 이서현 삼성물산[028260] 사장 등 가족이 면회를 오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았지만 빗나갔다.
삼성 주변에서는 이 부회장이 전략적 판단에 따라 실무적으로 더 시급한 인사들과 면회를 하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구치소 면회는 변호인을 제외한 가족, 친지 등 일반인의 경우 하루 1번, 10분만 허용돼 기회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가족들을 만나는 것도 중요하지만, 특검이 수사 기한이 만료되는 이달 28일 전에 이 부회장을 기소할 방침인 만큼 촉박한 시간 속에 수사에 대한 대응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다는 것이다.
옥중에서도 주요하고 시급한 경영 현안은 챙기겠다는 의지의 반영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미국 자동차 전장(전자장비)업체 하만(Harman)이 삼성전자와의 합병에 대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는 주주총회가 끝난 뒤 이인용 팀장이 면회를 간 것이 단적인 사례다.
여기에 구속 이후 이 부회장의 동선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면회객들에 대한 취재가 이뤄지고 있는 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 관계자는 "가족들, 특히 어머니로선 당장 아들을 보고 싶겠지만 혹시라도 방송 카메라 등에 면회하러 온 모습이 포착되고 전파를 타는 것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면회 온 가족들의 표정이나 옷차림, 가방 등 부수적인 것들이 세간의 눈길을 끌며 화제가 될 가능성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괜히 가십 거리가 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12월 국회 국정조사특위의 청문회 때는 엉뚱하게도 이 부회장이 이용한 립밤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렇게 가족들의 면회가 늦춰지다 보니 구치소 현장을 지켜야 하는 취재진도 부담이다.
삼성 관계자는 "가족들이 언제 면회를 갈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sisyph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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