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고다이라와 21일 500m 재대결…'종아리 통증 이겨낼까'
(삿포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종아리 통증 속에서 '불꽃 투혼'을 발휘하고 있는 '빙속여제' 이상화(28·스포츠토토)가 '단거리 라이벌'로 떠오른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31)와 500m에서 재대결한다.
이상화는 21일 오후 일본 홋카이도현 오비히로 오벌에서 치러지는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 출격한다.
500m는 이상화의 주종목이다. 이미 2010년 밴쿠버 올림픽과 2014년 소치 올림픽에서 2관왕을 차지하며 '빙속여제'라는 칭호를 부여받았다.
하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아직 금메달을 목에 걸지 못했다. 2007년 창춘 대회에서는 은메달을 땄고,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에서는 동메달을 차지했다.
올해 28살이 된 이상화로서는 이번이 마지막 아시안게임이나 다름없다. 차기 동계아시안게임은 2021년에 열리는 데 그때 이상화는 32살이 된다.
무릎상태가 좋지 않은 이상화는 사실상 은퇴 무대를 2018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잡았다. 올해 아시안게임은 평창 무대의 준비 과정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이상화는 삿포로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이번 시즌 초반부터 괴롭혔던 종아리 통증으로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이 때문에 이상화는 이번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시리즈에서도 무리하지 않고 컨디션 유지에 집중하느라 '금빛 사냥'은 하지 못했다.
'빙속 여제'가 잠시 주춤하는 사이 일본의 '늦깎이 뜨는 별' 고다이라가 500m에서 '원맨쇼'를 펼쳤다.
고다이라는 이번 시즌 나선 월드컵 시리즈에서 총 6차례 레이스를 펼쳐 모두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를 발판 삼아 지난 10일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7 ISU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이상화를 따돌리고 우승을 차지했다.
고다이라의 상승세는 20일 치러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1,000m에서도 이어졌다.
고다이라는 이날 열린 여자 1,000m에서 1분15초19로 우승하면서 함께 출전한 이상화, 장훙(중국) 등을 따돌리고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상화는 1분16초01로 4위에 오르면서 아쉽게 메달을 놓쳤지만 좋지 않은 종아리 상태와 1,000m가 주종목이 아니라는 것을 감안하면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경기를 지켜본 전명규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이상화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최선을 다했다"라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전 부회장은 "이날 이상화가 1,000m에 출전한 것은 21일 치러지는 500m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1,000m를 통해 예열을 마친 이상화는 21일 단판승부로 치러지는 500m에서 고다이라와 재대결을 펼친다.
이상화는 종목별 세계선수권대회 500m에서 좋지 않은 무릎과 종아리 통증을 이겨내고 37초48을 기록, 고다이라(37초13)에 이어 은메달을 따냈다.
고다이라가 홈무대라는 이점이 있지만 이상화는 '빙속여제'의 자존심을 지키는 차원에서 마지막 '불꽃 투혼'에 나설 전망이다.
horn90@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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