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쇼트트랙의 박세영(24·화성시청)이 소치의 영웅인 누나 박승희(스피드스케이팅·스포츠토토)의 그늘에서 벗어나 '금빛 햇살'을 만끽했다.
박세영은 20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 34초 056의 기록으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중국의 우다징(2분 34초 265)이 은메달을, 한국 남자 대표팀의 '맏형' 이정수는 4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한티안뉴(중국)가 실격 처리되면서 동메달을 획득했다.
박세영은 그동안 어깨 부상으로 힘든 시간을 보냈다.
2016-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나설 국가대표에 선발되지 못하는 아픔까지 겪었다.
하지만 자신의 복귀전인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당당히 금메달을 따내며 활짝 웃었다.
박세영은 2014년 소치 동계올림픽에 작은 누나 박승희, 큰 누나 박승주와 동반 출전해 큰 화제를 불러모았다.
당시 박승희가 쇼트트랙 여자 1,000m와 3,0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획득한 반면 박세영은 다른 남자 대표팀 선수들과 함께 노메달로 대회를 마감했다.
소치 동계올림픽 이후 3남매는 각기 다른 길을 걸었다. 박승주는 은퇴했고, 박승희는 스피드스케이팅으로 전향했다.
박세영과 박승희는 이번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도 동반 출전했지만, 종목은 달랐다. 박세영에게는 누나의 그늘에서 벗어날 기회였다.
하지만 그에게는 또 하나의 그늘이 있었다. 이번 대회에서 남자 쇼트트랙 대표팀의 스포트라이트는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한 이정수에게만 쏠렸다.
박세영은 이번에도 뒷전이었다. 하지만 박세영은 중국 선수들이 이정수를 집중적으로 견제하는 사이, 그 틈을 뚫고 1위로 결승선을 돌파했다.
박세영은 두 주먹을 불끈 쥐었다. 박세영이 금빛 서막을 화려하게 열어젖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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