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방장관이 20일(현지시간) 오전 이라크 바그다드를 방문했다.
지난달 20일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국방장관이 이라크를 찾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매티스 장관은 "미국은 누구의 석유를 빼앗으려고 이라크에 있는 게 아니다"라며 "미국인 누구나 일반적으로 천연가스와 석윳값을 내왔고, 앞으로도 계속 그럴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간 했던 언급과 다르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5년 8월 인터뷰에서 "이라크전에서 죽고 다친 미군은 아무것도 받지 못했다"면서 "중동에서 전쟁에 이겼다면 석유를 가져와 하지 않느냐"고 주장했다.
지난달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방문해서도 "우리가 이라크 석유를 손에 넣었다면 이슬람국가(IS)는 없었을 것"이라며 "전리품은 승자의 것이듯 미국이 2003년(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한 해) 석유를 차지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또 기회가 오지 않겠느냐"고 자극해 이라크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매티스 장관의 이날 방문은 이라크군이 IS의 최대 근거지인 모술 서부를 탈환하는 작전을 개시한 이튿날 이뤄진 만큼 이라크 고위 지도자들과 만나 IS 격퇴에 대한 협력을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라크 정부는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의 반(反)이민 행정명령으로 미국 입국이 한시적으로 금지된 이슬람권 7개국에 포함됐지만 경제 재건과 IS 격퇴전을 고려해 미국 정부에 강하게 항의하지 못했다.
대(對)이란 '매파'인 매티스 장관의 이번 방문은 아울러 친(親)이란 성향의 이라크 정부를 압박함으로써 이란을 간접적으로 견제하는 정치적 의도도 엿볼 수 있다.
이란은 이라크 시아파 민병대를 사실상 지휘하면서 이라크 정부의 IS 격퇴작전을 돕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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