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그룹, 교착 빠진 그리스 3차 구제금융 집행 놓고 해법 모색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국제 채권단에서 3차례에 걸친 구제금융을 받는 대가로 7년째 허리띠를 바짝 졸라매고 있는 그리스에서 긴축에 대한 피로감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그리스 집권당인 시리자(급진좌파연합)의 청사가 화염병 공격을 받았다.
그리스 경찰은 19일 아테네 중심부에 있는 시리자 당사에 카니발 가면을 쓴 괴한 무리가 난입, 화염병 최소 4개를 투척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건으로 경찰관 2명이 다치고, 당사 일부가 손상을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또, 건물 인근에 주차돼 있던 차량 2대도 파손됐다.
경찰은 사건에 연루 혐의로 30여 명을 붙잡아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리자는 "이번 공격은 살인적인 범죄 행위이자 민주주의에 대한 공격"이라고 비난했다.
알렉시스 치프라스 총리가 이끄는 시리자는 2015년 1월 총선에서 긴축 반대를 공약으로 내걸고 집권했으나 2015년 7월 국제채권단과 극한 대치를 벌이다 굴복, 3차 구제금융을 받는 조건으로 더 혹독한 긴축안을 수용했다.
끝날 줄 모르는 긴축에 대한 여론의 반발이 거세지며 집권 시리자의 인기 역시 곤두박질치고 있다. 작년 11월 실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리자의 지지율은 18%에 그쳐 우파 성향의 제1야당 신민당의 42%에 크게 뒤진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그리스의 3차 구제금융에 따른 분할금이 국제 채권단 간의 갈등으로 아직 집행되지 않음에 따라 그리스의 채무 위기가 또다시 가중되고 있는 가운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재무장관이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모여 이 문제에 대한 해법을 모색할 예정이라 귀추가 주목된다.
이번 회담에 정통한 유로존의 한 고위 관리는 AFP통신에 "최선의 시나리오는 이날 합의의 대략적인 얼개가 나오고, 까다로운 세부 사항은 향후 실무 협상단이 그리스 정부와 조율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리스의 주요 채권단인 유럽연합(EU)과 국제통화기금(IMF)은 그리스에 대한 채무 경감과 그리스의 예산안을 둘러싸고 현격한 이견을 보이며 3차 구제금융 추가 분할금 지급을 몇 개월째 미루고 있어 그리스 채무 위기가 가중되고, 국제 금융 시장의 불안도 커지고 있다.
이날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이 그리스 채무 위기에 대한 정치적 합의에 도달하지 못할 경우 다음 달 네덜란드 총선, 4월 프랑스 총선 등 유럽 주요 나라에 예정된 굵직한 선거 일정을 고려할 때 그리스 3차 구제금융 집행은 차일피일 미뤄져 그리스발 위기가 한층 증폭될 것으로 우려된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