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이젠 사이다 안한다"…정책행보로 '이미지 변신'

입력 2017-02-21 19:01  

이재명 "이젠 사이다 안한다"…정책행보로 '이미지 변신'

'싸움닭' 이미지 벗고 행정가로서의 자질·면모 부각

안희정 '선의' 논란에도 비판 자제…"선명성에만 매달리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기자 =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성남시장이 '이미지 변신'에 나서고 있다.

기득권에 저항하고 투쟁하는 기존의 '싸움닭' 이미지에 더해 행정가로서의 자질과 면모를 부각시키는 쪽으로 대권전략의 좌표를 다시 설정한 것이다.


최근 지지율이 정체된 가운데 정책 행보로 꾸준히 점수를 쌓아가며 향후 경선 레이스에서 반전의 기회를 모색하려는 포석으로 보인다.

특히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사이다' 발언이 쏙 들어가 눈길을 끈다. 이 시장이 안희정 충남지사의 이른바 '선한 의지' 발언에 대해 21일까지 직접적인 비판을 내놓지 않은 것은 이 같은 이미지 변신의 한 단면으로 풀이된다.

대신 이 시장은 정책행보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18일 이 시장은 18세 이하 아동·청소년에 입원비를 무상 지원하는 등 내용의 국민건강 5대 정책공약을 발표하는가 하면 19일 육아 공약, 20일에는 노동자 보호와 동물복지 정책을 제시했다.

이 같은 변화에 대해 이 시장 대변인인 제윤경 의원은 "이 시장은 기본소득 같은 새로운 담론을 꾸준히 제시해 왔다"면서 "(조기대선시) 후보의 실적과 비전을 국민께 소통하기에도 선거기간이 짧다. 공방의 캠페인을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제 의원은 "탄핵 국면에서는 우리 사회의 부조리를 제대로 청산하자는 목소리가 강렬하다 보니 나머지가 묻혔다. '사이다'는 청와대를 향했던 것"이라면서 "앞으로 선명성에만 매달리지 않고 정책 행보를 더 강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동안 이 시장은 당내 경선 경쟁자인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충남지사가 제시하는 정책 방향에 날을 세우며 비판해 왔다.

이 시장은 앞서 문 전 대표의 재벌개혁 공약에 법인세 증세가 빠졌다고 지적하는가 하면, 안 지사가 제시한 대연정론에 대해서는 "역사와 촛불에 대한 명백한 배신"이라며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은 국회 기자회견 뒤 기자들을 만나 안 지사를 향해 "이번 선의 발언 역시 국민들의 일반적인 생각이나 특히 촛불민심과는 거리가 매우 먼 발언으로 생각된다. 자중해주시면 좋겠다"고 언급하면서도 "우리는 하나의 팀원이고 정권교체를 함께 해야 한다"며 '팀워크'를 강조하는 모습을 보였다.

물론 이 시장의 핵심 지지층은 여전히 촛불집회의 주축 세력인 서민과 노동자다. 정책행보 역시 이들 지지층을 겨냥하고 있다. 경선에서 반전 드라마를 만들어내려면 이들 '집토끼'를 단속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이 시장측의 판단이다.

이 시장은 이날 서울 마포구 성미산 인근의 한 식당에서 1만1천300번째 후원자인 곽혜인씨와 만나 점심식사를 하고 '흙수저', '무(無)수저'들로 구성된 후원회의 2차 공동후원회장단 명단을 발표했다.

세 아이를 홀로 키우는 엄마인 곽씨는 후원회 명예회장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이번 후원회장단에는 대기업인 ㈜대우조선해양의 '갑질' 횡포로 어려움을 겪은 중소기업 사장 이상현씨, 삼청동 상가세입자 허윤정씨, 대리운전기사 박상규씨 등이 이름을 올렸다.

전세버스 개별사업권 부여를 요구하는 운전기사 변현규씨, 문구점 사장 원경재씨, 박근혜 정부의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영화계 인사 방범석씨도 포함됐다.

이날 이 시장 측은 보도자료를 내고 후원회가 지난 9일 출범 이후 10여일간 모은 후원금이 8억2천만원을 돌파했다고 밝혔다.

dk@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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