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억원 밑으로는 팔지말라"…조선족 화가 전청송 유작展

입력 2017-02-21 14:09  

"24억원 밑으로는 팔지말라"…조선족 화가 전청송 유작展

(서울=연합뉴스) 왕길환 기자 = 중국의 10대 화가 반열에 오른 조선족 화가 전청송(1946∼2013년)의 유작전시회가 22∼28일 서울 인사동 한국미술관에서 열린다.

전시회는 2008년부터 전 화가가 작고하기 전까지 5년 넘게 교류해온 대중국 사업가 전원식(63) 광차이(光彩) 인 코리아 대표이사가 마련했다. 광차이는 중국 내에 430개 계열사를 둔 그룹이다.

유작전에는 생전 작가가 "한국 돈 24억 원 밑으로는 팔지 말라"고 유언한 '백두정기'(242X122cm)를 비롯해 '금강만물상기봉'(176X95cm), '정정적추산'(164X95cm), '아미연운'(137X68cm), '운문산중'(127X69cm) 등 63점이 소개된다.

이들 작품은 전 작가가 "좋은 일에 써달라"고 유언을 남긴 후 전 대표에게 남긴 것이다.

전 대표는 21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작가의 유지를 받들어 판매 수익금은 한국 내 조선족들의 권익향상과 복리증진, 미술에 재능을 가진 청소년들을 양성하는 데 쓰일 것"이라며 "작가의 고향인 중국 옌볜(延邊)조선족자치주에 미술관을 건립하는 계획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2000년초 중국 지린(吉林) 성 옌지(延吉)시와 선전시에 진출해 사업한 전 대표가 전 작가를 만난 것은 2008년. 지인인 중국 검찰의 조선족 부장 검사가 그를 소개했다. 환갑을 막 넘긴 나이였던 전 작가는 당시 '중국 10대 화가' 반열에 올라 있었다.

전 대표가 그를 만났을 때에는 당뇨병, 뇌졸중, 허리협착증, 전립선암으로 투병 중이었다. "살려달라"는 애원을 듣고 전 대표는 한국으로 그를 데려와 사비를 들여 홍익대 병원· 서울대 병원 등을 다니며 치료해 줬고, 6개월 만에 어느 정도 건강을 회복했다.

전 대표 자택에서 살기도 했던 그는 중국으로 돌아갔지만, 술·담배를 멀리하라는 의사들을 경고를 무시하고 생활하다 전립선암이 재발해 2013년 세상을 떠났다.

전 작가는 죽기 전 전 대표를 중국에 있는 집으로 초청해 "이제 나는 그림을 못 그리니 남아있는 그림들을 소중히 간직하고, 기회가 되면 그림을 팔아 좋은 일에 써달라"고 유언했다.

그림을 그리기 위해 백두산을 150차례 올랐다는 그의 작품은 김영삼·김대중 대통령에게 증정됐고, 현재 대한민국 국회도서관과 중국의 마오쩌둥기념관, 북한 김일성 주석궁 등에 걸려 있다.

생전에는 서울 종로구 인사동 경인미술관, 대구 매일신문 등에서 초청 전시회를 열기도 했다.

중국 쉐프비예술품경매총회사는 그의 작품 경매 가격을 한 호(엽서한장) 당 '5천 위안'으로 정했고, 중국 국제문화예술연합회는 전 작가를 '중국에서 가장 소장 가치가 있는 예술가'로 평가했다.

이번 유작전이 열리기 전 국영기업 '중박국제'는 그의 작품 63점 가운데 48점을 경매에 부쳐 23점이 낙찰되기도 했지만 시간 내 수수료를 내지 않는 바람에 모두 유찰됐다.

경매 당시 '백두정기'의 낙찰가는 517만5천 위안(8억6천458만 원)이었다.




ghw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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