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구스투스부터 네로까지…카이사르 가문의 영광과 몰락

입력 2017-02-21 14:31  

아우구스투스부터 네로까지…카이사르 가문의 영광과 몰락

'다이너스티' 출간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로마 제국은 매혹적인 이야기를 찾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인기 있는 소재다. 로마제국을 소재로 한 영화와 드라마, 소설 등이 끊이지 않고 나오는 이유다.

영국 작가 톰 홀랜드의 '다이너스티'(책과함께 펴냄) 역시 로마 제국을 소재로 한 책이다. 옥타비아누스로 시작해 네로에서 끝나기까지 '율리우스-클라우디우스 황조'의 다섯 황제에게 초점을 맞춰 카이사르 가문의 영광과 몰락을 보여준다.

율리우스 카이사르가 암살된 뒤 오랜 혼란을 겪었던 로마는 옥타비아누스의 등장으로 세습 군주국의 시대를 맞게 된다.

카이사르의 양자였던 옥타비아누스는 원로원에서 '존엄한 자'라는 의미의 아우구스투스(Augustus)라는 호칭을 받고 카이사르의 재산과 병사, 이름까지 물려받았다.

비참하게 생을 마감한 다른 황제들과는 달리 아우구스투스는 수십 년간 로마를 다수리면서 천수를 누렸다. 책은 그의 성공 비법을 로마의 전통을 무시하지 않고 그것과 조화를 이루며 통치를 했기 때문으로 평가한다. 독재정을 교묘하게 원수정으로 포장해 시민들이 자유를 누리고 산다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다.

그는 어려서부터 황실에서 자란 귀족 가문 출신의 티베리우스를 후계자로 삼은 뒤 성공적으로 권력을 물려줬다.

유명한 장군이었던 티베리우스는 23년간 제국을 다스리며 로마제국의 안정에 큰 역할을 한 것으로 평가받지만, 시민들에게는 인기가 없었다. 그는 나중에는 수도를 비우고 카프리섬으로 들어가 장기간 은둔생활을 했다. 섬에서의 생활을 두고 온갖 음란하고 변태적인 소문이 돌았고 그는 결국 '성도착자'라는 악명을 얻은 채 지켜보는 이도 없이 홀로 삶을 마감했다.

티베리우스가 죽은 뒤 아우구스투스의 손자인 칼리굴라가 황제 자리에 올랐다.

정식이름은 가이우스 카이사르지만 '칼리굴라'라는 별칭으로 더 알려진 인물이다. 라틴어로 '칼리굴라'는 '꼬마 장화'라는 의미로, 그가 어린 시절 꼬마 병정 차림으로 장화를 신고 군부대를 아장아장 걸어 다녀 붙여진 별명이라고 한다.

그는 한때 병사들의 우상이었지만 황제가 되고 나서는 마음껏 권력을 휘둘렀다. 로마 철학자 세네카는 "조물주께서는 한정 없는 악이 한정 없는 권력과 결합하면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를 보여주기 위해 칼리굴라를 창조하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칼리굴라는 축제를 즐기던 중 근위대원들에게 살해된다. 그의 삼촌 클라우디우스는 조카가 피살됐다는 소식에 커튼 뒤에서 벌벌 떨며 몸을 숨기고 있다가 무릎을 꿇고 근위대원들에게 자비를 구했다.

근위대원들에 의해 강제로 황제에 오른 클라우디우스는 의외로 통치를 잘해 사람들을 놀라게 하기도 했다. 그러나 근위대와 유착관계를 맺고 조카인 아그리피나와 결혼하는 등 로마인의 반감을 샀다.

클라우디우스가 독살설 속에 죽은 뒤 아들 네로가 즉위한다. 네로 역시 칼리굴라처럼 악행을 일삼았고 결국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저자는 "2000년이 지난 지금도 아우구스투스와 그 후계자들을 반추하노라면 폭정과 업적, 사디즘과 매혹, 권력욕과 명예가 뒤섞인 특징, 그 황조 이후에 등장한 다른 어느 황조도 필적하지 못할 찬연함의 특성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이순호 옮김, 726쪽. 3만3천원.

톰 홀랜드가 황조 등장 전 로마공화정 말기의 권력 쟁탈전을 다룬 '루비콘'도 함께 출간됐다.

zitron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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