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주도 회담 사흘 앞두고 의제 놓고 주체간 의견 제각각
협상 '중재국' 터키·이란 신경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유엔 주도의 시리아 평화회담 개막이 임박했지만 이렇다 할 기대감이 조성되지 않는 분위기다.
제네바 회담을 사흘 앞둔 20일(현지시간) 시리아군은 수도 다마스쿠스 외곽의 반군지역에 공세 수위를 더욱 높였다.
영국에 본부를 둔 시리아내전 감시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는 시리아군이 주말에 이어 이날도 다마스쿠스 외곽에 있는 반군 통제지역인 카분, 바르제, 티시린을 공격했다고 전했다.
반군 측의 최고협상위원회(NHC)는 "범죄 정권이 제네바 회담을 며칠 앞두고 정치적 해법을 거부하겠다는 피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시리아정부를 비난했다.
다마스쿠스 인근의 동(東)구타 지역도 정부군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동구타 지역을 장악한 반군조직 '자이시 알이슬람'은 반군 협상 대표팀을 주도했다.
4차 시리아 평화회담을 앞두고 유엔은 미국의 시리아 정책 불확실성을 지적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행정부는 수니파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격퇴를 최우선에 두고, 난민 유입 차단책으로 '시리아 안전지대'를 설치하겠다는 방향 외에는 구체적인 시리아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은 시리아내전에 직접 무력 개입은 회피했으나 명확하게 반군을 지지했다.
반면 트럼프 행정부의 IS 격퇴전 담당 특사는 20일 뮌헨안보회의에서 "모든 것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말해 불확실성을 배가시켰다.
유엔의 스테판 데 미스투라 시리아 특사는 뮌헨에서 언론과 만나 "이 모든 과정에 미국이 어디 있나? 난 몰라서 말을 못하겠다"며 답답함을 드러냈다.
협상 '중재국' 터키와 이란은 회담을 앞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메블뤼트 차우쇼을루 터키 외교장관은 지난 주말 뮌헨안보회의에서 "이란이 시리아와 이라크를 시아파국가로 만들기를 원한다"고 말하며 지역 불안정의 책임을 이란에 돌렸고, 이란 외교부는 이에 항의해 터키대사를 불러 따졌다.
개막이 코앞이지만 회담 의제를 놓고도 참가 주체들의 의견이 제각각이다.
유엔은 3차 회담까지 합의된 대로 과도체제, 개헌, 선거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그러나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은 체제변화는 의제로 삼지 않겠다는 뜻을 일관되게 밝혔다.
반군의 후원자격인 터키 역시 최근에는 쿠르드계 자치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개헌 논의에 반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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