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만리장성'에 막힌 女쇼트트랙 역대 첫 금메달

입력 2017-02-21 19:37  

[아시안게임] '만리장성'에 막힌 女쇼트트랙 역대 첫 금메달

'나쁜 손 논란'에 심석희 실격…최민정은 동메달




(삿포로=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동계아시안게임 여자 쇼트트랙 500m 역대 첫 금메달의 꿈이 '만리장성'에 또 막혔다.

한국 여자 대표팀은 21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의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전에서 판커신과 나란히 실격됐다.

심석희와 판커신은 결승선을 앞둔 마지막 코너에서 치열한 선수 다툼을 펼쳤고, 코너를 돌아 나오는 과정에서 판커신이 왼손으로 심석희의 무릎 부근을 잡는 장면이 그대로 중계화면에 잡혔다.

무릎을 잡히면서 속도가 떨어진 심석희는 판커신에 이어 3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메달 시상대에는 오르지 못했다. 비디오 판독 결과 심판진이 심석희와 판커신 모두에게 실격 처분을 내려서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도 심판 판정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미 내려진 판정을 뒤집을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아직 경기가 남아 있는 상황에서 선수들의 정신력이 흐트러지는 것을 막는 차원에서 결과를 수용하고 다음 경기에 대비하기로 했다.

한국 남녀 쇼트트랙은 세계정상급 실력을 자랑하지만 유독 최단거리인 500m에서 약한 모습을 보여왔다.

특히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은 역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단 한 차례도 금메달을 따낸 적이 없다.

한국 여자 선수의 동계아시안게임 500m 최고 성적은 1999년 강원 대회에서 최민경이 따낸 은메달이다.






그동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여자 500m는 중국의 전유물이었다.

중국은 1990년 삿포로에서 열린 2회 동계아시안게임부터 이번 대회까지 여자 500m에서 7회 연속 금메달을 휩쓸었다.

중국의 질주에 제동을 걸어줄 대안으로 '쌍두마차' 최민정(성남시청)과 심석희가 꼽혔지만 아쉽게 실패했다.

최민정은 2016-2017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시리즈에 4차례 출전해 500m에서만 금메달 2개와 은메달 1개를 따냈다.

특히 500m 종목을 위해 최근 1년 동안 체력 훈련에 집중하면서 스타트 때 폭발적인 힘을 내도록 애를 썼다.

그러나 최민정은 준결승에서 중국의 견제 속에 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결승에 오른 심석희는 '나쁜 손' 논란에 휩싸이며 금빛 사냥에 실패했다.

그나마 최민정이 심석희와 판커신의 동반 실격으로 어렵게 동메달을 따낸 게 위안이다.

horn90@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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