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콰도르 대선 개표 사흘째…선거부정 '공방'에 긴장 고조(종합)

입력 2017-02-22 06:12   수정 2017-02-22 08:41

에콰도르 대선 개표 사흘째…선거부정 '공방'에 긴장 고조(종합)

여당 모레노 후보 39.21%로 선두…22∼23일 결선투표 여부 발표

선관위 "현 추세라면 결선투표…최종 집계 기다려야"…국제참관단 "개표 공정"




(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지난 19일(현지시간) 실시된 에콰도르 대선의 개표가 사흘째 진행되는 가운데 각 후보 진영은 선거부정에 대한 공방을 주고받으면서 긴장 속에 선거결과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21일 에콰도르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날 오후 95.3%의 개표가 완료된 가운데 좌파 집권 여당인 국가연합당(알리안사 파이스)을 대표하는 레닌 모레노(63)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39.21%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2위를 차지한 중도 우파 야당 기회창조당(CREO)의 기예르모 라소(61) 후보는 28.34%를 득표했다.

현재 추세라면 1차 투표로 당선이 확정되거나 오는 4월 2일 1, 2위 후보 간에 결선투표가 치러지게 될 가능성이 상존하고 있다.

에콰도르에서 1차 투표로 대선 결과가 확정되려면 특정 후보가 유효 투표수의 과반을 득표하거나 40% 이상을 득표한 가운데 2위 후보와 1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야 한다.

모레노 후보가 현재 10%포인트 이상 격차를 벌리고 있지만, 득표율이 40%를 넘어야 1차 투표만으로 당선 여부를 확정 지을 수 있다.

결선투표가 치러질 경우 결선에 탈락한 보수진영의 야권 후보들이 라소 후보를 중심으로 모이면서 박빙 승부가 예상된다. 이미 1차 투표에서 3위를 차지한 후보가 라소 후보 지지를 선언한 상태다.

저유가 기조에 따른 경기침체와 모레노 후보의 러닝메이트인 부통령과 연관된 부패 의혹이 확산하면 반대표가 결집할 수 있다.

선관위는 전날 해외 부재자와 산간오지 지역의 투표함이 늦게 도착하는 데다 관료주의적 지연, 일부 투표자의 서명 불일치 등으로 개표가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선관위는 선거 부정 의혹을 일축하는 한편 결선투표 실시 여부를 명확히 가리기 위해 신중한 검표를 거쳐 이르면 22일이나 23일께 최종 개표 결과를 발표할 방침이다.

후안 파블로 포소 선관위원장은 "선거결과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 추세가 이어진다면 결선투표가 실시될 수도 있겠지만, 개표가 완전히 끝날 때까지 공식 결과를 기다려야 한다"며 "민의가 존중되도록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개표가 지연되면서 각 후보 진영의 공방전도 이어지고 있다.

라소 후보 지지자들은 정권이 우파로 넘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정부가 선거부정을 획책하려 하고 있다고 우려하며 선관위 앞에 모여 공정한 개표를 촉구하기도 했다.

라소 후보는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21세기에 선거결과를 당일 발표하지 않는 것은 이상한 일"이라면서 "선거 관리 당국을 믿지 않는다. 우리는 승리를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라파엘 코레아 대통령은 여러 건의 트위터에서 "패배자들이 투표 지연을 이용해 폭력을 조장하고 선거부정 소문을 퍼트리고 있다"며 "1차 투표에서 누가 승리했는지는 명확하다. 단지 결선투표 실시 여부가 불확실한 상태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모레노 후보는 "선거에 패배한 정치인이 폭력을 호소하는 사실이 놀랍다"면서 "우리는 평화 국가에 살고 있으며 계속 유지하기를 원한다. 선거결과를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대선을 참관 중인 남미국가연합(UNASUR)은 선거 발표 지연을 선거 부정과 연관시키는 주장을 일축했다.

알렉산더 베가 남미국가연합 사무총장은 "선관위가 200명이 넘는 국제 참관인을 초청한 가운데 선거부정을 저질렀다고 믿지 않는다"며 "개표가 투명하게 진행돼 재개표가 이뤄지더라도 같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자신했다.

미주기구(OAS)는 선관위에 개표를 신속하고 투명하게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중간 집계 상황을 계속 알려 절차에 대한 신뢰성을 구축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penpia2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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