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양=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충남 청양군 들녘에서 천연기념물 제243-1호인 독수리 10여마리가 폐사한 채 발견돼 행정당국이 역학조사에 나섰다.
22일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에 따르면 지난주 말부터 전날까지 청양군 청남면 논에서 폐사한 독수리 10여마리와 가창오리떼가 발견돼 모두 수거했다.
구조센터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하거나 날지 못하는 독수리 8마리도 구조해 센터로 이송한 뒤 치료 중이다. 센터는 독수리가 회복하는 대로 야생에 방사할 계획이다.
센터 측은 농약이나 독극물을 먹고 폐사한 오리 사체를 독수리가 먹으면서 2차 중독에 의해 폐사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봉균 충남야생동물구조센터 재활관리사는 "현장에 있던 사체 모습이나 검사 소견, 논두렁에 뿌려진 볍씨 등으로 볼 때 농약에 중독된 것으로 의심된다"고 설명했다.
김 재활관리사는 이어 "겨울 철새인 독수리가 다음 달 초 북상을 앞두고 먹이 활동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이라며 "누군가 인위적으로 논두렁에 한 줌씩 볍씨를 부려 놓았는데 어떤 의도인지, 어떤 종을 목표로 했는지는 조사해 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는 "독수리는 육식성인 만큼 육류 부산물이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무리를 지어 다닐 가능성이 있다"며 "2차 중독 사고를 막기 위해 가창오리 사체도 모두 수거했다"고 말했다.
청양군은 독수리 사체를 국립환경과학원으로 보내 사인 규명을 의뢰하는 한편 경찰에 밀렵 여부에 대한 수사를 요청할 방침이다.
군 관계자는 "주민을 상대로 독수리·가창오리 폐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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