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성장 세종硏 실장, 세미나 발표문서 주장
"김정은 정권 숙청 규모, 김정일 집권 초기보다 작다"
(서울=연합뉴스) 이봉석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숙청된 간부의 숫자가 기존에 알려진 것과 달리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집권 초기보다 적다는 전문가의 주장이 나왔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22일 고려대 SSK사업단이 주최하는 '제2회 동북아 정세와 북한 문제 - 김정은 정권 5년 평가와 전망' 세미나에서 '김정은의 리더십 특징과 평가'를 주제로 발표한다.
정 실장은 미리 배포한 발표문에서 "다수의 전문가는 김정은의 '즉흥적' 결정에 의해 김정일 시대보다 더 많은 간부가 숙청되고 있는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고 밝혔다.
김정은 집권 이후 지난해까지 약 5년간 140여 명의 간부가 숙청된 것으로 알려진 반면 김일성 사망(1994년 7월) 후인 1997년부터 1999년까지 약 3년간 '심화조사건'을 통해 숙청된 간부는 2천 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심화조사건은 당시 김정일 위원장의 지시로 실시된 한국전쟁 당시 북한 간부들에 대한 행적 조사 과정에서 문성술 당 중앙위 조직지도부 본부당 책임비서 등 많은 고위간부가 간첩죄로 숙청된 일을 가리킨다.
앞서 우리 정보당국 등은 김정일 집권 초기 4년간 처형자가 약 10명에 불과하다며 김정은의 '공포통치'를 상대적으로 부각시켰으나 김정일이 집권 초기 훨씬 더 간부들을 가혹하게 대했다는 게 정 실장의 주장이다.
정 실장은 또 "김정은의 통치행태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공포통치나 애민정치 등 어느 한 측면만 가지고 설명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정은이 김일성 주석처럼 당의 집단적 정책결정기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매우 대중친화적인 모습을 보이면서도 권위주의적 태도와 공포통치로 간부들과 주민들의 무조건적인 복종을 요구하는 상반된 모습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정 실장은 또 "김정일 사망 직후 국내외 다수의 전문가는 김정은 체제가 오래 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지만, 예상과는 반대로 김정은은 대내적으로 최고지도자로서 권위를 확립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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