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조직 바뀔까]②경제사령탑 기재부 손질하고, '통상' 재편하나

입력 2017-02-27 03:41   수정 2017-02-27 09:13

[정부조직 바뀔까]②경제사령탑 기재부 손질하고, '통상' 재편하나

경제부처 백가쟁명…미래부·금융위 분해 가능성도 설왕설래

해수·국토 기능조정, 중기청 '부' 승격 관측도

마구잡이 개편 우려…"필요한 부분만 최소화해야"

(서울·세종=연합뉴스) 정책·금융팀 = 경제부처의 조직 개편 핵심은 경제 정책 컨트롤타워인 기획재정부다.

무역전쟁 전운이 감도는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에서 통상을 분리해 독립조직을 만들자는 방안도 주목받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주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는 해체론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위기론에 직면한 경제부처들은 조직 개편 논의를 부담스러워하고 있다.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정부조직은 인체와 같아서 아무렇게 떼었다, 붙였다 하면 잘 되던 것도 나빠진다"며 "필요하고 하더라도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 기재부, 다시 쪼개질까…예산 분리·금융 분야 재편 쟁점




예산·재정·기획·조세를 담당하는 기재부는 정권 교체 때마다 합치기와 쪼개기를 반복했다. 이번에는 쪼개기 주장이 대세다.

기재부는 예산 편성권에 정책 기획·조정까지 막강한 권한을 갖고 있다. 대부처 주의에 따라 만들어진 기재부를 해체해 기능별로 분리하자는 주장이 당 주변이나 학계 등에서 나오고 있다.

예산·조세·국고를 합친 국가재정부와 국제금융 국내금융을 결합한 금융부를 설치하자는 방안, 예산·기획(경제 정책, 공공기관 관리)을 분리해 기획예산처로, 나머지 부문과 금융위원회를 합쳐 재정경제부 혹은 재정금융부를 신설하자는 방안들이 거론되고 있고, 공공기관을 관리하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도 기재부에서 분리해 독립성과 중립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선 주자들은 누구도 기재부의 구체적인 손질방안을 언명하지는 않고 있다.

다만 기재부에서 예산 분야를 분리하거나 금융 부문 재편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원론적인 의견표명 정도만 오가고 있다.

기재부 해체 분리에 대한 반론도 있다. 예산을 분리할 경우 경제 정책 부처의 동력이 떨어지고, 경제 위기 상황에서 경제 정책 전반의 컨트롤 타워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 통상 분야 분리 독립·통상교섭본부 부활도 쟁점




산업·통상·에너지 정책 담당인 산업부에 대해서는 통상을 분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과거 김대중 정부 출범때 외무부를 외교통상부로 재편하며 장관급의 통상교섭본부를 신설했지만, 박근혜 정부 출범과 더불어 외교통상부에서 통상을 분리해 산업부에 붙였다. 산업과 통상을 같은 부서에서 담당해야 한다는 논리였다. 이에 따라 현 정부 직제상 통상 기능은산업부의 통상차관보가 총괄하는 시스템이 구축돼 있다.

하지만 다시 통상 기능의 재편 필요성이 대두하고 있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새로운 대외무역정책, 고고도미사일방어 배치에 따른 중국의 무역 보복 등 신 보호무역주의가 대두해 통상을 전담할 독립 조직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바른정당 대선주자 유승민 의원은 통상을 외교부로 환원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 통상 기능이 산업과 외교 사이에 왔다 갔다 하는 동안 혼선을 초래한 만큼, 오히려 부처 간 조율을 어떻게 하느냐를 고민해야지 통상 기능의 정부 편재 조정이 우선이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정부조직개편 논의과정에서 '산업을 잘 아는 부처가 FTA 체결 등 통상교섭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과 '산업 차원에서 머물지 말고 통상을 국가전략 차원에서 다뤄야 한다'는 주장의 논쟁이 불가피해 보인다.

◇ '창조경제' 주무 부처 미래부 운명은






미래부는 과학기술, 정보통신, 방송통신 등을 담당한다. 박근혜 정부의 상징적 정책이지만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창조경제'의 전진기지였던 때문에 미래창조과학부는 분리 해체 가능성이 많이 거론되고 있다.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는 과학기술부 부활을 공약을 내세운 바 있다. 미래창조과학부를 과학기술을 전담하는 과기부와 정보통신 기능을 담당하는 부처로 분리하겠다는 뜻이다.

다른 후보 캠프들에서도 과학기술부와 정보통신부의 부활과 방송·통신 규제 기능의 방송통신위원회 이관 의견이 나오고 있다. "미래부에서 상대적으로 도외시된 기초과학 분야에 대한 중점 투자와 장기적이고 효율적인 정책방향 설정이 필요하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하지만 미래부 관계자들은 "ICT와 과학기술연구의 융합이 시대의 대세이므로 미래 먹거리 창출을 위한 정부 컨트롤타워가 있어야 하며잦은 정부조직 개편은 비효율적"이라는 의견들을 내놓고 있다.

◇ 금융 기능 어떻게…공정위 재편·중소기업부 신설도 거론




금융위 해체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금융위의 금융정책과 감독기능을 각각 기재부와 신설 금융감독위원회로 이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신설 금감위는 금융감독원에 두자는 의견들도 제시되고 있다.

금융위 개편론자들은 가속페달(정책)과 브레이크(감독)를 한 기관이 갖고 있으면 균형과 중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

반대론자들은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한 기관이 갖고 있어야 효율적으로 속도를 조절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공정거래위원회처럼 기능 강화와 축소 등 상반된 주장이 제기되는 조직도 있다. "공정위의 공정거래법 관련 사건에 대한 전속고발권을 폐지하겠다"(문재인)는 입장과 "공정위 기능을 강화해야 한다"(안철수)는 입장이 대립하기도 한다.

경제 부처 조직개편안중에는 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부 승격 방안도 거론되고 있고, 한진해운 사태를 계기로 해양수산부의 해운과 산업부의 조선산업 관련 조직을 통합해야 한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국토교통부와 보건복지부, 농림축산식품부 등 다른 성격의 업무가 섞여 있는 부처의 기능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되고 있고, 산업통상자원부의 에너지 분야 분리 방안도 제시되고 있다.

leesang@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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