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특정 제약회사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약품 도소매업자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대형병원 의사들이 1심에서 벌금형∼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려 이들 의사에게 리베이트를 뿌린 의약품 도소매업자는 실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합의5부(성익경 부장판사)는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횡령)과 배임증재 등의 혐의로 기소된 부산 대형 의약품 도소매업자 A 씨에게 징역 3년과 벌금 4억원을 선고했다고 22일 밝혔다.
재판부는 또 A 씨로부터 4천120만원의 리베이트를 받은 부산 대형병원 의사 B 씨에 대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고 4천120만원을 추징했다.
A 씨로부터 리베이트 명목으로 수백만∼수천만원을 받은 대형병원 의사 5명과 한 개인병원 의사 1명은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판결문을 보면 A 씨는 2010년 1월부터 지난해 5월 말까지 회삿돈 28억여원을 횡령해 특정 의약품을 처방해주는 대가로 의사들에게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을 불법 리베이트로 건넨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대형병원 의사 B 씨는 2010년 10월∼2011년 8월 '특정 의약품을 지속적으로 처방해 납품량을 늘려달라'는 청탁과 함께 여러 곳의 제약사에서 4천120만원을 받은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재판부는 "A 씨는 횡령죄를 비롯해 다수의 범죄를 저질렀고 범행 횟수와 범행 경과 등을 보면 죄질이 좋지 않다"며 "수사 초기 범행을 부인하고 증거를 은닉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방해한 점 등을 고려하면 실형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또 "의사들이 리베이트 명목으로 돈을 받는 관행은 치료 적합성보다는 리베이트 제공 여부에 따라 의약품 선택이 좌우될 소지가 크고 환자의 약값 부담 증가와 건강보험 재정악화의 요인이 된다"며 "특히 B 씨는 수수액이 적지 않고 범행을 부인하는 점을 고려했다"며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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