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검사 결과 진천 2곳·음성 1곳 오리 분변서 양성반응
신규 발생농가와 역학관계 점검…"철새에 감염, 확산 차단"
(청주=연합뉴스) 전창해 기자 = 50여일째 잠잠해 끝난 줄만 알았던 조류 인플루엔자(AI) 공포가 충북에서 또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AI가 발생했던 진천과 음성 일부 농가에 바이러스가 여전히 남아있는 것으로 확인된 데 이어 하루 새 전남 해남과 충남 청양에서 잇따라 AI 양성 농가가 나왔기 때문이다.
작년 12월 29일 이후 추가 발생이 없었던 충북이지만 불안한 상황이 겹쳐지자 방역 당국과 가금류 농가가 바짝 긴장하고 있다.
22일 충북도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16일 음성군 맹동면 오리 농장에서 첫 AI가 발생한 이후 도내 6개 시·군 85개 농가로 빠르게 퍼져, 108개 농가 가금류 392만마리(닭 222만마리, 오리 77만마리, 메추리 93만마리)가 살처분됐다.
다행히 지난해 12월 29일 음성군 메추리 농장을 끝으로 더는 AI가 발생하지 않고, 56일째를 맞았다.
AI가 발생해 보호지역(발생농장 반경 3㎞), 예찰지역(〃 반경 10㎞)에 묶였던 14개 방역대 중 추가 발생이 없었던 충주, 옥천, 청주 북이면 방역대는 지난 8일 이동제한 조처가 해제됐다.
나머지 진천, 음성, 괴산, 청주 오송 방역대 등도 이동제한을 풀기 위한 환경검사가 진행되면서 AI 종식 기대가 커졌다.
하지만 지난주 환경검사를 한 진천 2곳, 음성 1곳의 AI 발생 농가 내 오리 분변에서 바이러스가 검출돼 이동제한 해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이들 농장은 지난해 11월 말 AI 확진 판정을 받아 기르던 오리를 모두 살처분하고, 집중적으로 방역과 소독활동을 펼쳐왔다.
그러나 여전히 이 지역 내에 AI 바이러스가 퍼져 있음이 확인된 것이다.
진천, 음성 방역대 내 환경검사가 절반도 진행되지 않아 바이러스가 잔존해 있는 농가가 더 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해남과 청양에서 AI 추가 발생 소식이 잇따르면서 긴장감이 더욱 고조됐다.
지난 21일 전남 해남군 마산면의 한 육용오리 농장(2만3천마리)에서 도축 출하를 위한 검사 중 AI 바이러스가 검출됐다.
이어 하루만인 22일 충남 청양군 비봉면 산란계 농장(9만마리)의 폐사한 닭에서도 AI 양성 반응이 나왔다. 충남에서는 지난달 10일 이후 43일 만에 AI가 재발한 것이다.
두 농장 모두 고병원성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반경 3㎞내 가금류까지 예방적 살처분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해남 육용오리 농장의 경우 충북과 거리가 멀고, 뚜렷한 역학관계도 없어 우려할 상황은 아니라는 게 충북도의 설명이다.
반면 청양 산란계 농장은 도계가 맞닿은 지역이어서 사료 차량 등에 의한 역학관계에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확한 역학관계 여부가 나오려면 하루 정도가 걸릴 것으로 보인다.
방역 당국은 전국적으로 40일 이상 AI가 발생하지 않은 상황이라 차량 등에 의한 기계적인 전파 가능성보다는 철새 분변에 의한 감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충북도 관계자는 "AI 사태 이후 도내 가금류 상당수가 살처분된 상황이고, 외부인 출입 통제도 철저히 이뤄져 바이러스 전파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만약을 대비해 방역과 소독 작업에 더욱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청주 오송과 괴산 방역대는 환경검사가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이르면 오는 24일 이동제한 조처가 해제될 전망이다.
두 방역대 내 AI 발생농가 9곳은 환경검사에서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고, 현재 반경 10㎞내 가금류 농가에 대한 검사가 진행 중이다.
jeonc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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