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환경보호청장, 화석연료업계와 '밀착' 의혹…메일 대거 공개

입력 2017-02-23 10:00  

美환경보호청장, 화석연료업계와 '밀착' 의혹…메일 대거 공개

프루이트, 오클라호마 주법무장관 시절 업계와 환경규제 완화 논의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서 첫 환경보호청(EPA) 청장을 맡은 스콧 프루이트가 과거 화석연료 업계와 밀착 관계에 있었음을 시사하는 과거 이메일이 공개됐다.


2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와 더힐에 따르면 시민단체 '언론·민주주의를 위한 센터'(CMD)는 이날 오클라호마 주법무장관 재직 시절 프루이트 청장 측이 석유·가스 업체 관계자들과 주고받은 이메일을 소송을 통해 입수해 공개했다.

모두 7천564쪽 분량에 달하는 이메일엔 환경규제 완화 등을 놓고 프루이트 측과 업체들이 의견을 나눈 내용이 담겨있다.

오클라호마 주의 석유기업 데번 에너지 측 로비스트 빌 윗시트는 2013년 도입 예정인 토지관리부의 수압파쇄법 규정을 놓고 프루이트와 얘기를 나눴다면서 프루이트 사무실을 접촉했다.

윗시트는 이메일에서 "다음 주쯤 새로운 제안을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다음 단계를 논의하기 위한 접촉을 하자"고 썼다.

2013년 6월엔 프루이트 측이 윗시트에게 석유·가스 채굴의 메탄 방출량 규제에 반대하는 서한에서 수정할 내용이 있는지를 물었다. 규제에 반대하는 프루이트와 공화당 주법무장관들이 EPA에 보낼 서한이었다.

프루이트 측은 가솔린의 에탄올 혼합 비율 규제를 놓고도 미국 석유화학단체인 AFPM(American Fuel Petrochemical Manufacturers)과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았다.

프루이트 측이 공화당의 '큰손'이자 석유재벌인 데이비드·찰스 코흐 형제의 '코흐 인더스트리스'의 관계자들과 접촉한 정황도 이메일을 통해 드러났다.

CMD의 닉 서지 연구이사는 "프루이트 사무실과 화석연료 업계의 친밀하고 우호적인 관계는 새로 공개된 이메일로 알 수 있다"며 이들이 자주 모임, 만찬을 가지며 통화를 했다고 강조했다.

오클라호마의 법원은 지난주 프루이트 청장의 상원 인준 표결에 앞서 기록공개법에 따라 프루이트의 이메일을 공개하라고 명령했다.

민주당은 환경규제 반대론자인 프루이트의 이메일이 공개되고 나서 상원 표결을 하자고 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결국 프루이트의 인준안은 17일 상원에서 찬성 52명, 반대 46명으로 통과됐다. 프루이트 측은 21일 공개 명령을 받은 이메일을 법원에 넘겼고 다음 날인 이날 CMD가 이메일을 법원으로부터 받아 공개했다.


kong79@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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