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에 남을 만한 무례…재판관을 아랫사람으로 보나"
대통령 지지층은 결집 분위기…판세 대반전 노린 전략이나 득실 여부는 미지수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박근혜 대통령 측이 탄핵심판정에서 보인 변론 행태에 헌재가 '부글부글' 끓고 있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헌재 내부에선 "대통령 대리인단이 '헌정사에 남을만한' 무례한 변론 태도를 보였다"는 강한 비판이 나온다.
몇몇 헌법재판관들은 특정 재판관을 타깃으로 한 원색적 비난에 크게 불쾌감을 느꼈지만, 재판 진행을 위해 '꾹' 참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대통령 측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는 강일원 주심 재판관을 '국회 측 수석대리인'이라고 지칭하며 편파 재판을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의 진행 발언을 끊는 것은 예사고, 이미 결정 난 사항을 번복해달라며 고성에 삿대질하는 모습까지 연출했다.
당시 김 변호사의 발언에 몇몇 헌법재판관도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이해할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이 권한대행도 김 변호사가 계속된 경고 발언을 무시하자 이를 꽉 문듯한 표정을 짓거나 오른손으로 뒷목과 어깨를 잡기도 했다.
법조계 관계자는 "재판관을 마치 자신의 아랫사람으로 보는 것 같았다"며 "그렇지 않고서는 나올 수가 없는 언행"이라고 말했다.
다만, 김 변호사의 이 같은 행동에 박 대통령 지지자들은 환호하며 오히려 더 결집하는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 측의 이런 언행은 비난 가능성을 감수하면서도 '판세 반전'을 위해선 어쩔 수 없다는 계산에 따른 '극약 처방' 내지는 '벼랑 끝 전술' 성격이 강해 보인다는 평가다. 하지만 재판관에 대한 직접 비난과 격한 발언은 전체적으로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거란 관측도 나온다.
banghd@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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