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교통공사, 민간사업자 협약 해지 의결
(인천=연합뉴스) 강종구 기자 = 부실공사 때문에 개통도 못 하고 철거된 인천 월미은하레일의 후속 사업이 또다시 파행을 겪고 있다.
인천교통공사는 22일 이사회를 열고 인천모노레일 사업을 진행하는 민간사업자 인천모노레일과 협약을 해지하기로 의결했다.
이중호 인천교통공사 사장의 최종 결재 단계가 남았지만, 사업이 사실상 무산된 셈이나 다름없다.
월미은하레일의 대안으로 추진된 월미모노레일은 월미도를 순환하는 6.1km 구간에 4개 역을 두고 5월 개통할 예정이었다.
창밖으로 월미도 전경을 감상하고 일부 구간에서는 월미도의 역사문화를 스토리텔링화한 가상현실 영상을 차량 내부에서 즐길 수 있도록 사업이 추진됐다.
그러나 인천교통공사는 민간사업자의 사업비 조달능력이 충분치 않다고 보고 협약 해지 방침을 굳힌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정대로 5월에 개통하려면 전체 차량 70량 중 18량 정도가 이미 제작 완료됐어야 하지만 시제차량 1량 외에는 진척이 없자 더 이상의 사업 추진은 어렵다고 판단했다.
반면 인천모노레일 측은 월미은하레일 사업 실패 이후 안전기준이 강화돼 작년 9월에야 건축허가가 완료됐다며, 충분한 시간도 주지 않고 협약을 해지하려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인천모노레일 측은 현재까지 투입한 금액만 75억원에 이른다며, 인천교통공사 경영진이 바뀐 뒤 기존 월미은하레일 시설설비 현황을 제때 제공하지 않는 등 사업 추진에 비협조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인천모노레일의 모기업인 가람스페이스는 총 공사비 190억원을 부담하고 매년 8억원의 임대료를 교통공사에 납부하는 조건으로 20년간 운영권을 받았다.
월미모노레일 사업이 또다시 파행을 겪게 되면서 인천교통공사의 책임론이 다시 제기될 전망이다.
인천교통공사는 협약해지 단계까지 이르렀는데도 후속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2008년 착공 이후 853억원의 혈세가 투입된 월미은하레일이 부실공사 논란 끝에 개통도 못 하고 작년 11월 철거된 후에도 사업방향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인천교통공사 관계자는 "모노레일 사업을 더 끌고 가는 것이 무의미하다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라며 "조속한 시일 안에 후속 사업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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