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조선법률가위원회 말레이 파견 가능성"
(서울=연합뉴스) 김호준 기자 = 통일부는 23일 북한이 김정남 피살을 '공화국 공민의 쇼크사'로 지칭하며 북한 배후설은 남한이 짠 '음모책동'이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억지주장이자,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조선중앙통신에 보도된 북한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에 대한 입장을 묻자, "예상했던 것이고, 내용을 보니 대응할 가치조차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북한은 이날 조선법률가위원회 대변인 담화를 통해 "지난 2월 13일 말레이시아에서 외교여권 소지자인 우리 공화국 공민이 비행기 탑승을 앞두고 갑자기 쇼크상태에 빠져 병원으로 이송되던 도중 사망한 것은 뜻밖의 불상사가 아닐 수 없다"면서 "명백히 남조선 당국이 이번 사건을 이미 전부터 예견하고 있었으며 그 대본까지 미리 짜놓고 있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북한 배후설은 남한 당국이 조작한 것이라고 억지를 부렸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에 대해 "김정남 사건에 대해 우리를 걸고 들어갔고, 나중에는 말레이시아 정부도 걸고 들어갔다"며 "내용이 너무 터무니없다"고 지적했다.
이 당국자는 조선법률가위원회라는 단체에 대해서는 "2002년 10월에 설립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산하 비상설 조직"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이 조선법률가위원회를 말레이시아 현지에 파견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그렇다면 선전과 홍보전"이라며 "말레이시아 정부를 압박하는 차원에서 그렇게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김정남 암살사건 용의자로 말레이시아 경찰이 체포한 북한 국적의 리정철이 현지에서 불법 도박 및 음란물 사이트 운영을 통해 외화벌이를 했다는 국내 한 매체의 보도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 없다"고 밝혔다.
한편, 정부의 한 소식통은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을 지시한 배경에 대해 사견을 전제로 "자신의 권력이 강하든 약하든 정적은 제거해야 하고, 그런 것(최고지도자의 의사)이 표출되면 아랫사람은 그것을 이행해야 한다"며 "이런 현상이 나타날수록 체제가 후진적이다. 왕좌 국가, 세습국가의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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