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추가 입법 불필요" 발언 겨냥한 듯
(서울=연합뉴스) 이효석 기자 = 차별금지법 제정을 지지하는 시민사회·인권단체 모임과 진보정당 관계자들이 "차기 정권에서는 반드시 '차별금지법'이 제정돼야 한다"고 대권 주자들에게 촉구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23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에 연대한 단체만 총 240여곳에 달했다. 시민사회·인권·여성·소수자단체 112곳과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소속 43개 단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소속 27개 단체, 이주노동자 단체 60곳 등이 참여했다.
이들은 "올해 대선에 출마할 후보들에 대한 검증이 한창인 요즘, 차별론자들이 마치 합당한 후보 검증 절차처럼 후보들에게 '성소수자와 동성혼을 지지하느냐'고 묻는 모습이 불편하다"고 지적했다.
또 대선 후보들은 이런 질문에 "거스르지 않으려는 답변"을 하고 있다고도 꼬집으면서 이 같은 풍경이 "모욕적"이라고 평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유력 대선 후보들이 '성소수자는 지지하지만 차별금지법은 안 된다'고 발언했는데, 이는 보수적 개신교 교리·가치관과 사회 질서 유지를 이유로 소수자를 비정상적으로 배척하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이는 성소수자 문제에 대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의 모호한 태도를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문 전 대표는 이달 13일 한기총 등 기독교 관계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동성결혼 합법화에 관해 "다른 성적 지향을 이유로 배제되거나 차별되지 않도록 현행법에 규정돼 있다"면서도 "추가 입법으로 불필요한 논란은 만들지 않겠다는 것이 민주당의 입장"이라고 말했다.
차별금지법제정연대는 "지난 10년간 차별금지법은 수차례 입법예고됐으나 보수 기독교 등 반대세력에 의해 번번이 무산됐다"면서 "유엔 등 국제사회는 우리나라에 차별금지법을 요청하고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차별금지법은 성소수자뿐 아니라 모든 사회적 소수자들의 존엄성을 위한 최소한의 장치이자 사회적 통합을 위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h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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