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자라와 H&M 등 방글라데시를 의류 하청 생산 기지로 둔 국제 의류업체들이 방글라데시 정부의 노동자 권익 침해를 들어 현지에서 열리는 의류업계 회의에 불참하기로 했다.
23일 방글라데시 인터넷신문 BD뉴스24와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자라를 소유한 스페인 의류기업 인디텍스, 스웨덴 업체 H&M 등은 오는 25일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에서 열리는 '다카 어패럴 서밋'에 불참하기로 했다.
이들 업체는 지난해 말 방글라데시에서 의류 노동자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하며 대규모 시위를 벌인 이후 1천600명이 해고되고 1천500여 명이 방화, 강도, 강요 등 혐의로 입건됐다며 이에 대한 항의로 회의를 보이콧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H&M은 성명에서 "다카 어패럴 서밋에 참여하는 것은 결사의 자유를 옹호하고 현재 방글라데시 상황이 평화롭게 해결돼야 한다는 회사 방침에 혼선을 일으킬 수 있다"며 불참 사실을 확인했다.
인디텍스도 "시위 이후 노동자들의 복직과 복권을 위해 여러 조치를 하고 있다"면서 회의 불참도 이 같은 조치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네덜란드 기업 C&A, 아일랜드 기업 프리마크 등도 회의 불참 사실을 밝혔다.
자국 수출의 82%를 의류가 차지하는 방글라데시는 중국에 이어 세계 제2위 의류 수출국이며 의류업계 종사자도 400만 명에 이른다.
방글라데시 노동계는 2013년 다카 외곽에 있는 의류공장 '라나 플라자' 붕괴로 1천100명이 사망한 이후 공장 안전문제는 다소 개선됐지만, 노동자들의 임금은 생산비 절감을 위해 한 달 최저 68달러(7만7천원) 수준으로 여전히 극도로 낮다고 주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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