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인 후보 CNN 토론회…당 재건에 공감하면서 분열 모습도
(서울=연합뉴스) 김남권 기자 = 미국 '민주당 전국위원회'(DNC)의 의장 후보들이 토론회에서 탄핵을 위한 조사까지 거론하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공격에 나섰다.
22일(현지시간) 미 CNN에 따르면 DNC 의장 선거에 나선 8인의 후보들은 선거를사흘 앞둔 이날 밤 CNN이 주최한 토론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성토했다.
유력 주자인 키스 엘리슨(미네소타) 하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법적으로 탄핵 의구심을 자아낼 만한" 행동들을 했다고 강조했다.
엘리슨 의원은 워싱턴 D.C의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을 거론하며 연방관리가 외국 정부로부터 돈이나 선물을 받을 수 없도록 한 헌법상 '보수 조항'(emoluments clause)을 트럼프 대통령이 위반했다고 지적했다.
미국에선 외국 외교관·정치인들이 로비 등을 위해 찾는 장소로 트럼프 호텔이 활용될 수 있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호텔 수익을 재무부에 기부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엘리슨 의원은 누구도 대통령직을 돈벌이에 활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기 위해 대통령 탄핵을 위한 조사를 시작해야 한다고 말했다. 엘리슨 의원은 지난해 미 대선에서 민주당 경선 주자로 나선 버니 샌더스(버몬트) 상원의원의 지지를 받고 있다.
다른 후보들도 '반(反) 트럼프' 발언에 동참했다.
톰 페레즈 전 노동부 장관은 "우리는 시작부터 이 사람(트럼프)이 시계를 거꾸로 돌려놓길 원한다는 점을 보고 있다"며 "민주당은 도널드 트럼프를 상대로 싸워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인디애나 주 사우스벤드 시장인 피트 버티기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미국 정치 시스템에서 컴퓨터 바이러스"와 같은 존재라고 비판했다.
공군 참전용사이자 민주당 활동가인 샘 로넌은 트럼프 대통령을 "병역 기피자"(draft-dodger)라고 불렀다.
후보들은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민주당이 힘을 합치고 당의 재건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데 공감했다.
다만 민주당 대선후보 선출 과정에서 DNC의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 '밀어주기' 논란을 놓고 대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난해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 직전 터져 나온 '샌더스 비방 이메일 해킹 폭로'로 DNC는 홍역을 치렀다. DNC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에게 유리한 쪽으로 경선을 편파 관리했다는 의혹이 사실로 확인되면서 샌더스 지지자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CNN은 토론에 참여한 DNC 의장 후보들이 "2016년 (민주당의) 분열 지점을 다시 찾았다"고 전했다.
kong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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