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 이어 프렉시트 걱정에 독일 국채에 돈 몰린다

입력 2017-02-23 16:33  

브렉시트 이어 프렉시트 걱정에 독일 국채에 돈 몰린다

프랑스 EU 탈퇴땐 유로화 폐기 우려…獨국채금리 사상 최저

(서울=연합뉴스) 이 율 기자 = 영국에 이어 프랑스까지 유럽연합(EU)에서 탈퇴(Frexit·프렉시트)한다면 유로화가 폐기될 것이라는 공포에 역내 최고 안전자산인 독일 국채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국채금리가 떨어지면 가격은 오른다.




독일의 2년물 국채인 샤츠(Schatz)의 금리는 전날 -0.92%까지 떨어져 사상 최저치를 찍었다.

이는 오는 4월 프랑스 대선 결과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신호라고 FT는 풀이했다.

금융시장 투자자들은 프랑스를 유로존(유로화사용 19개국) 밖으로 이끌겠다는 마린 르펜 국민전선(FN) 대표의 승리에 대비, 위험회피(헤지)를 위해 독일 국채를 사들이고 있다.

패트릭 오도넬 애버딘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모든 게 프랑스 정치 리스크와 연결돼 있다"면서 "독일 채권은 가장 안전한 자산이며, 화폐 단위교체(리디노미네이션) 리스크가 다시 나타난다면 프랑스와 스페인의 단기국채가 가장 큰 가격하락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투자자들의 포지셔닝은 유로존 경제가 강한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는 것과는 무관하다고 FT는 평가했다. 유로존은 14개 분기 연속 성장했고, 경제 심리는 6년 만에 최고수준이다.

마크 챈들러 브라운브라더스해리먼 투자전략가는 "유로화를 짓누르는 것은 경제가 아닌 정치"라면서 "정치 우려가 유로존 경제데이터를 이긴다"고 말했다.

지난 수주 간 유럽중앙은행(ECB)의 국채 매입은 독일 국채금리를 아래로 끌어내렸다. 이어 르펜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면서 프랑스 국채금리와 독일 등 다른 유로존 국가 국채금리 간의 차이는 더욱 벌어졌다.

프랑스 2년물 국채금리는 -0.43%로 올해 초 -0.67%에 비해 상승했다.

피터 샤프리크 RBC캐피탈마켓츠 애널리스트는 "독일의 단기국채는 금융시장에서 가장 많이 찾는 자산"이라며 "투자자들은 브렉시트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 당시 틀렸었기 때문에 또 다른 정치적 위험을 잘못 판단하고 싶지 않은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화가 폐기되고 화폐 단위교체가 일어날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지난해부터 확대된 정치적 변동성은 투자자들을 벼랑 끝으로 몰고 있다고 FT는 전했다.

독일 국채 2년물과 미국 국채 2년물 간의 격차는 2.1%포인트로 확대돼 유로화가 처음 발행된 1999년 이후 최대로 벌어졌다. 이런 국채금리 차이가 유로화 가치를 끌어내리면서 유로화는 유로당 1.05달러 아래로 떨어져 6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유로존의 국채금리는 작년에 ECB가 1조5천억 유로가 넘는 국채를 사들이면서 마이너스 영역으로 빠져들었다. 유로존은 지난해 12월 -0.4% 이하 채권도 사들일 수 있게 매입자산 범위를 확대했다. 이는 각국의 단기물 국채금리를 끌어내리는 결과를 낳았다.

yuls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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