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진 "화재 경보음 울리면 아이에게 달려가 깨워야"
(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잠든 아이들이 대부분 화재 경보음 소리를 듣지 못한다는 실험 결과가 영국에서 나왔다.
영국 더비셔 소방구급대 화재 조사관 데이브 코스가 던디대학 과학자들과 함께 2~13세 아동 34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이 잠들었을 때 화재 경보음을 들려주자 80% 이상이 깨어나지 않은 것을 확인했다.
코스는 23일(현지시간) BBC 방송에 "화재 경보음이 울리면 아이들에게 가 깨워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이 실험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 부모의 방화로 5~13세 아이 6명이 질식사하는 참변을 조사한 것이 계기가 됐다. 1층에서 불이 났는데도 2층에 있던 아이들은 침대에서 질식사하는 변을 당했다.
코스는 "당시 화재 경보음이 울렸다. 그런데도 왜 아이들이 모두 침대에서 숨진채 발견됐을까 하는 의문이 생겼다. 처음엔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했다. 독극물검사도 했지만 설명되지 않았다. 우리가 찾을 수 있었던 유일한 원인은 화재 경보음이 아이들을 깨우지 못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런 잠정 결론에 따라 그는 34명의 아동들을 대상으로 실험을 해봤다. 잠이 들었을 때 화재 경보음을 들려줘도 80% 아이들이 반응을 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다 경보음 소리에 매번 깨어난 아이는 두 명에 불과했다. 14명은 한 차례도 깨어나지 않았다.
연구에 참여했던 던디대 니암 닉대이드 교수는 "여러 종류의 화재 경보음을 들려준 결과 여성 목소리와 결합한 저주파 소리가 아이들을 깨우는 데 매우 효과적이었다. 실험한 아이들의 94%를 깨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코스 등은 현재 자발적으로 참여한 500여 가정을 대상으로 실험을 확대해 진행하고 있다.
jungw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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