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일본 최대 규모의 옥션 사이트 '야후 오쿠'에서 욱일기나 일본군의 칼과 군복 등 제국주의 시대 물건의 거래가 횡행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4일 야후 오쿠에서 제국주의 시대 일본군을 뜻하는 '구일본군'(舊日本軍)으로 판매 물품을 검색했더니 946건이나 되는 물건이 판매 물품으로 올라와 있었다.
판매 중인 물품은 제국주의의 상징인 욱일기와 일본 국기인 일장기에 제국주의 군인들이 쓴 글이 적힌 것들을 비롯해 일본군이 사용하던 총과 칼, 군복, 가방, 비상식량 등이다.
일본군이 사용하던 단도는 7만5천엔(약 75만5천원)에 판매 중이며 제국주의 일본군이 쓰던 욱일기는 35만6천엔(악 358만3천원)까지 가격이 올라갔다.
제국주의 시대의 물건들이 이처럼 인터넷에서 인기리에 거래되는 것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출범 이후 머리를 드는 군국주의가 일본 일반 국민들에게까지 퍼져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서는 일본 내에서도 '전쟁 유품을 기념품으로 판매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많지만 야후 오쿠는 관련 제품의 판매를 금지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야후 오쿠 관계자는 아사히신문에 "일본군 유품의 판매를 금지하면 자료로서의 가치가 있는 물건들이 폐기될지도 모른다"며 "일률적으로 거래를 금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미국의 온라인쇼핑몰인 이베이가 관련 물품의 판매를 금지한 것과 차이가 있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이베이는 작년 12월 제국주의 일본군의 유품을 판매하겠다는 글이 올라오면 이를 삭제하겠다는 방침을 정해 시행하고 있다.
이베이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과거 일본군 유족들과 교류하고 있는 미국 민간 단체 'OBON 소사이어티'의 요청에 따른 것이다. 이 단체가 '유족의 기분을 고려해서 거래를 중단해달라'는 요구를 이베이측이 받아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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