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진 "면역억제 상태 잘 유지…공 잡는 정도로 움직여"
(대구=연합뉴스) 한무선 기자 = 국내 첫 팔 이식 수술을 받은 30대 남성 A 씨가 24일 "재활이 되면 야구장에서 시구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 2∼3일 영남대병원에서 뇌사자 왼팔을 이식받은 A 씨는 이날 3주 만에 퇴원하며 이같이 밝혔다.
또 "수술이 잘 돼 기분이 좋다"며 "(수술에) 만족한다"고도 했다.
A 씨는 수술 직후 심경을 묻는 말에 "처음에는 (이식받은 손이) 좀 어색했다"며 "지금은 제 손처럼 많이 느껴진다"고 대답했다.
손 움직임이 자유로우냐는 질문에는 "아직 그럴만한 단계는 아니다. 재활운동이 더 필요하다"고 한 뒤 "의료진과 대구시에 감사하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식 수술을 집도한 우상현 W병원장은 "신경, 인대가 재생되기에는 아직 이르다. 보조기를 풀면 구부릴 수는 있다"며 "공 잡는 정도 움직임은 가능하나 지금은 거부반응과 염증 억제에 집중해야 하는 시기다"고 밝혔다.
우 병원장에 따르면 수술 성공은 1단계 생물학적으로 조직이 괴사하지 않고 잘 살아나는 것, 2단계 신경이 재생되고 힘줄이 움직이며 감각·기능을 회복하는 것, 3단계는 거부반응을 꾸준히 본인이 약으로 조절하는 것으로 나눠볼 수 있다.
수술이 성공한 것이냐는 질문에 우 병원장은 "1단계와 2단계 다 괜찮다. 3단계 면역억제도 잘 유지되고 있는 상태다"며 "경과는 몇 년은 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도 이날 병원을 찾아 A 씨에게 꽃다발을 증정하고 축하했다.
김 부시장은 "대구를 대표하는 의료 신기술 1호로 공식 지정한 만큼 앞으로 이 사업을 꾸준히 지원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앞서 보건복지부 관계자도 환자와 의료진을 만나 격려하며 행·재정적 뒷받침을 검토하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이날 귀가한 뒤 재활치료를 위해 W병원에 다시 입원할 예정이다.
그동안 A 씨 치료비로 3천600만원 가량이 들었다고 의료진은 밝혔다.
ms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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