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N 여행] 강원권: 흰 눈 앉은 '순백의 자작나무숲' "곧 입산 통제된대요"

입력 2017-02-24 11:00   수정 2017-02-24 11:22

[주말 N 여행] 강원권: 흰 눈 앉은 '순백의 자작나무숲' "곧 입산 통제된대요"

망망대해처럼 펼쳐지는 순백의 세상…인제국유림관리소, 2월 한달 간 입산 임시 허용

(강원=연합뉴스) 박영서 기자 = 주말(25∼26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겠다.

흰 눈이 내려앉은 인제 자작나무숲이 산불 위험이 낮아지면서 2월 한달 간 입산 통제가 해제됐다.

봄이 오는 문턱에서 '자작자작' 속삭이는 순백의 세상을 거닐며 동화 속 주인공이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





◇ 포근한 겨울…낮 최고 11도

토요일인 25일 강원도는 대체로 맑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8도∼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2∼11도가 예상된다.

일요일인 26일은 영서는 대체로 맑겠으나 영동은 동풍의 영향으로 구름 많겠다.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7도∼영상 2도, 낮 최고기온은 2∼9도 분포를 보이겠다.

동해 물결은 1∼2m로 일겠다.





◇ '순백의 세상' 인제 자작나무 숲…2월말까지 입산 가능

수피가 하얗다 못해 은빛을 낼 정도로 살결이 뽀얀 나무. 그래서 '숲 속의 귀족'이라고 불리는 나무. 바로 자작나무다.

자작나무는 기름기가 많아 태울 때 '자작자작' 소리를 낸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나무껍질에 기름이 많아 주로 땔감으로 쓰였다.

20m 이상 죽죽 뻗은 미끈한 줄기와 곱고 흰 나무껍질(樹皮) 덕에 '나무의 여왕'이라는 별칭까지 얻었다.

빽빽한 자작나무숲을 거닐다 보면 마치 시베리아나 북유럽에서 본 이국적인 경치가 자연스럽게 떠올려진다.

애니메이션 빨강머리 앤에서 주근깨 빼빼 마른 주인공 앤이 친구 다이애나와 수다를 떨고 사색에 잠겼던 곳도 자작나무숲이다.

자작나무는 추운 지방에서 잘 자라는 수종이다.

잔가지가 위로 죽죽 솟구치는 시베리아 계열로 백두산, 개마고원 일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다.

남한의 자작나무는 모두 인공조림이다.

자일리톨도 추출되며 자작나무 수액은 무병장수에 좋다고 알려졌다.

평안북도 정주에서 태어난 백석 시인이 자작나무를 소재로 쓴 '백화'(白樺)를 보면 이북 사람들에게 자작나무가 얼마나 흔했는지 알 수 있다.

산골집은 대들보도 기둥도 문살도 자작나무다 / 밤이면 캥캥 여우가 우는 산도 자작나무다 / 그 맛있는 메밀국수를 삶는 장작도 자작나무다 / 그리고 감로같이 단샘이 솟는 박우물도 자작나무다 / 산 너머는 평안도 땅도 뵈인다는 이 산골은 온통 자작나무다.







인제국유림관리소는 봄철 산불 조심 기간으로 입산이 통제된 원대리 자작나무숲의 출입을 2월 한 달 간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봄철 산불 조심 기간(2월 1일∼5월 15일)에는 입산이 통제되지만 최근 내린 눈으로 산불 위험이 낮아져서다.

순백의 고운 자태를 뽐내는 자작나무숲을 보고 싶다면 서둘러야 한다.

인제 원대리 자작나무숲은 인제읍 원대리 원대봉(684m)에 자리잡고 있다.

138만㏊의 국유림에는 41만 4천여 그루의 자작나무가 군락을 이룬다.

자작나무숲은 입구 초소에서 3.2㎞의 임도를 따라 걸어가야 만날 수 있다. 보통 걸음으로 1시간 남짓 소요되는 거리다.

이마에 땀방울이 흐를 즈음 자작나무숲이 모습을 드러낸다.

순백의 고운 자태를 뽐내며 '자작자작' 나지막이 속삭인다.

그 속삭임에 이끌려 숲 한가운데 들어서면 마치 시베리아 벌판에 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자작나무숲 탐방로는 4개 탐방 코스로 구성됐다.

'자작나무코스인' 1코스(0.9㎞)에서는 순백의 자작나무 정취를 만끽할 수 있다.

자작나무와 낙엽송이 어우러진 2코스(1.5㎞)는 '치유 코스'다.

3코스(1.1㎞)는 작은 계곡을 따라 트레킹을 할 수 있는 '탐험 코스'다.

원대봉 능선을 따라 천연림과 자작나무가 조화를 이룬 4코스(2.4㎞)는 '힐링 코스'로 조성됐다.

자작나무숲 전망대 '하늘 만지기'에 오르면 하얀 자작나무 군락은 코발트색 하늘과 맞닿아 마치 수를 놓은 것처럼 이채롭다.







이처럼 순백의 화려함 뒤에는 탄생 비화가 있다.

원래 원대리는 소나무가 주를 이뤘다.

그러나 1988년 솔잎혹파리가 소나무 숲을 초토화했다.

이듬해 산림청은 소나무가 잘려나간 자리에 자작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1997년까지 7년 간의 조림 끝에 지금의 자작나무 명품 숲이 탄생했다.

비밀의 화원처럼 베일에 가려 있던 자작나무숲이 일반에 공개된 것은 2012년이다.

자작나무숲은 2015년 '한국 관광 100선'에 선정됐다.

'당신을 기다립니다'라는 꽃말을 가진 자작나무숲이 가늘지만 꼿꼿하게 오늘도 순백의 동화 속 주인공들을 기다린다.

conany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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