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막길도, 내리막길도 있다…저는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 카드"
"새로운 길에 중앙선 안보여…도로공사 끝나면 새로운 진보의 역사"
(보성·순천·여수=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선의 발언' 논란으로 홍역을 치른 안희정 충남지사가 24일부터 이틀간 호남을 넓게 훑으며 반전을 모색했다.
선의 발언 이후 호남 지지율이 하락세로 돌아선 가운데 2주 만에 다시 호남선에 올라 몸을 낮추며 텃밭 구애에 나선 것이다.
안 지사는 보성·순천·여수 등 전남의 세 개 도시와 전북 전주 등 호남 전역으로 동선을 짜면서 지지율 반전을 시도했다.
이는 경선의 첫 지역인 데다 야권의 대표 지역이라는 상징성까지 가진 호남에서 하락세가 계속된다면, 대선 가도에 '빨간불'이 켜질 수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안 지사는 이날 자신이 "정권교체 그 이상이자 가장 확실한 정권교체의 카드"임을 강조하며 호남 민심을 파고들었다.
그는 순천 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민주당을 호남에 고립시킨 지역주의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 있는 사람이 누군가"라면서 "가장 많은 국민의 호감을 얻고 있는 정치인이 저 안희정임을 보고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표방송 당일이 초조하고 손바닥에 땀이 간절히 배는 날이 아니라 소주잔 기울이며 새로운 대한민국의 희망을 이야기하는 축제의 밤을 만들겠다"면서 "가장 강력한 정권교체의 카드"로 자신을 소개했다.
안 지사는 보좌관 시절 박석무 전 의원이 연 잔치에서 처음 홍어 냄새를 맡은 에피소드를 꺼내며 호남과의 오랜 인연을 강조한 뒤 "이젠 홍어도, 애탕도 다 먹는다"고 웃으며 말했다.
'선의 발언' 논란에 대해선 자신의 심경을 솔직히 털어놓으며, 몸을 낮춰 이해를 구했다.
그는 '가장 최근의 부부싸움이 어떤 것이었나'라는 질문에는 "'선한 의지' 발언 때문에 아내에게 하룻저녁을 깨졌다. 왜 그런 극단적인 예를 들어 오해를 사느냐고 했다"면서 "그런 예로 마음을 아프게 해드렸던 데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그 본의가 왜곡되지 않았으면 한다. '표를 얻으려고 너무 자꾸 가는 것 같다'고 안 봐주셨으면 한다"라며 "민주당 출발지인 호남의 정신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제 도전에 대해 다시금 주목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이라고 말했다.
안 지사는 전남 보성의 농업유통 협동조합을 운영하는 청년 농부들과 만난 자리에서는 "양심과 소신에 따라 결정하면 꾸준히 가는 게 제일이다. 너무 힘들어서 버티는 것만으로도 꾸준히 가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우클릭' 지적에 대해선 "저는 새로운 길을 걷고 있다. 당연히 중앙선도 안 그어져 있고, 어디가 좌측인지 우측인지 구분이 안 간다"면서 "도로공사가 다 끝나면 새로운 진보의 역사 위에 서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 지사는 여수 교동시장의 화재현장을 찾아 피해 상인들을 만나고 사후 안전대책을 점검했다.
안 지사는 25일에는 전북 전주에서 전북기자협회 초청 관훈토론회에 참석한 뒤 촛불문화제에 합류해 지역민들과 함께 촛불을 든다. 문화제 후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 부인인 권양숙 여사의 모친상 조문을 위해 김해를 찾을 예정이다.
이번 호남 방문은 안 지사 지지율이 반등할 수 있을지를 가늠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표된 갤럽 여론조사(21∼23일 전국 성인남녀 1천6명 대상으로 실시. 신뢰도 95%, 표본오차 ±3.1%포인트.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안 지사 지지율은 21%로 지난주에 비해 1% 포인트 하락했고, 호남에서는 3% 포인트 하락한 18%를 기록했다.
안 지사는 토크콘서트 뒤 기자들과 만나 "모든 길이 그런 것처럼 오르막길 내리막길이 있을 것"이라면서 "오르막길은 오르막길대로, 내리막길은 내리막길대로 새로운 대한민국을 향해 꾸준히 뚜벅뚜벅 걸어가겠다"고 말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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