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무역지수·교역조건 분석…수출·수입지수 석달째 동반 상승
유가상승·반도체 수출 호조 영향…순상품교역조건은 악화
(서울=연합뉴스) 노재현 기자 = 한국의 상품 수출과 수입이 나란히 석 달 연속 증가했다.
지난달 수출금액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으로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17년 1월 무역지수 및 교역조건'에 따르면 지난달 수출금액지수 잠정치는 107.61(2010=100)로 작년 1월보다 12.8% 올랐다.
전년 동기대비 증가율은 2013년 1월(14.2%) 이후 4년 만에 최고 수준이다.
또 작년 11월 8.2%, 12월 8.1%에 이어 3개월 연속 증가세를 보였다.
수출금액지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하는 수출 통계와 차이가 난다.
한은 무역지수에서는 통관금액 중 가격 조사가 어려운 선박, 무기류, 항공기, 예술품 등의 수출액이 제외된다.
최정은 한은 물가통계팀 과장은 "수출금액이 많이 늘어난 것은 국제유가 상승의 영향이 크다"고 말했다.
중동산 원유 가격의 기준이 되는 두바이유의 배럴당 가격은 2016년 1월 말 29.5달러에서 지난달 말 53.0 달러로 약 80% 올랐다.
수출금액지수를 품목별로 보면 석탄 및 석유 제품이 67.1% 급등했고 정밀기기(23.7%), 화학제품(22.5%), 농림수산품(18.1%), 제1차금속제품(15.0%)도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출의 주력품목인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 및 전자기기도 9.3% 상승했다.
수출물량지수는 126.64로 1년 전보다 4.3% 올랐다.
정밀기기(29.7%), 화학제품(10.6%), 일반기계(9.6%) 등의 수출물량이 눈에 띄게 늘었다.
수입은 수출보다 증가세가 더 가팔랐다.
지난달 수입금액지수는 106.28로 작년 1월에 비해 20.5% 뛰었다.
원유 등 광산품이 60.2% 늘었고 일반기계가 26.6%, 제1차금속제품이 16.8%, 화학제품이 14.3%를 각각 기록했다.
수입금액지수 상승률은 2012년 2월(22.6%) 이후 4년 11개월 만에 최고치로 집계됐다.
수입물량지수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10.5% 올랐다. 2014년 12월(10.9%)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이다.
지난달 수출총액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나타내는 소득교역조건지수는 127.07로 3.5% 올랐다.
반면, 상품 1단위를 수출한 대금(달러 기준)으로 수입할 수 있는 상품의 양을 가리키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는 100.34로 0.8% 하락했다.
전년동기 대비 순상품교역조건지수가 떨어지기는 2014년 8월(-0.9%) 이후 2년 5개월 만이다.
유가를 비롯한 국제 원자재 가격이 상승한 영향을 받았다.
최정은 과장은 "가격 측면만 보면 교역조건이 약간 악화했지만, 수출물량까지 고려하면 나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noja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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