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정노력 안 보여 유감…검찰수사해야"
(서울=연합뉴스) 김동현 기자 = 전국경제인연합회가 24일 다시 허창수 회장을 중심으로 쇄신안을 마련, 위기 돌파에 나섰지만 시민사회와 학계 일각에서는 여전히 해체 목소리가 높다.
최순실 사태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할 수 없는 허 회장이 계속 전경련을 이끌어가기에 적합한 인물이 아니라는 비판도 나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 이날 성명에서 "사퇴 약속을 저버린 허창수 회장은 말뿐인 사과와 쇄신 꼼수를 중단하고 자발적 해체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허 회장은 지난해 12월 전경련이 최순실 사태에 연루된 데 공식 사과하고 임기가 끝나는 올해 2월 물러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은 "허 회장은 이번 국정농단 사태에 책임이 있는데도 다시 회장에 유임됐고 사퇴하겠다던 약속도 지키지 않았다"며 "국민은 이제 전경련이 어떠한 쇄신책을 제시해도 믿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은 정치개입을 통한 국론분열, 정경유착을 통한 재벌규제 완화와 부패를 일삼아 왔고 그때마다 사과와 쇄신을 약속했지만 국정농단 사태가 발생했다"며 "그럼에도 해체 없이 다시 쇄신을 언급하며 국민을 기만하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전경련은 산업통상자원부 설립허가를 받은 사단법인으로 전경련의 관리·감독 책임은 산업부에 있다"며 "산업부가 즉각적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나서지 않는 것은 명백한 직무유기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허 회장 연임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잇따랐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경제개혁연구소장)는 "전경련은 차기 회장을 뽑지도 못하고 주요 회원사가 탈퇴하면서 사실상 해체 수순에 들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좌우, 보수·진보 구분으로부터 자유로운 신망 받는 분들로만 쇄신위원회를 꾸려 해야지, 허 회장과 전경련에 대해 중립적이지 못한 권태신 원장을 부회장으로 선임해 쇄신안을 마련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박상인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는 "전경련 해체 여론이 상당히 높아서 다른 후임 회장을 구하지 못한 것 같다"며 "전경련이 자진 해체하고 자정하는 노력을 보여주기를 기대했는데 상당히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최순실 사태에서 워낙 큰 사건이 많아 본격적으로 수사하지 못한 부분 중 하나가 전경련"이라며 "그동안 정경유착의 통로 역할을 해온 전경련에 대한 검찰 수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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