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업체들, 핵심 재료 확보 비상
(서울=연합뉴스) 김윤구 기자 = 전기차 리튬이온 배터리의 핵심 물질인 코발트를 헤지펀드가 대량으로 사재기하자 배터리 업체들 사이에 비상이 걸렸다.
스위스의 팔라 인베스트먼츠와 중국의 상하이 카오스를 포함한 헤지펀드 6개가 최대 2억8천만 달러(약 3천억원)의 코발트 6천t을 사서 보관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가 2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코발트 글로벌 생산량의 17%에 해당한다.
헤지펀드들이 큰 판돈을 건 것은 전기차 수요가 시장 기대를 뛰어넘어 코발트 가격이 급등할 것이라 보기 때문이다.
전기차 회사 테슬라의 배터리를 만드는 파나소닉 같은 업체들은 코발트를 안정적으로 확보하려 애쓰고 있다.
올해 글로벌 수요는 공급보다 900t 많을 것이라고 원자재 컨설팅업체 CRU는 추산했다. 이 회사는 지난해 41% 성장한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산업 덕분에 코발트 수요가 앞으로 5년간 매년 20%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주로 생산되는 코발트의 가격은 지난해 11월 이후 50% 넘게 치솟아 파운드당 21달러 정도이며 앞으로 더 오를 수 있다. 가격은 2007년 파운드당 약 50달러로 정점을 찍었다가 2015년에는 10달러까지 떨어졌었다.
코발트 시장의 거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광산업체 글렌코어의 아이반 글라센버그 최고경영자는 "코발트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코발트 수요에 대한 낙관에는 중국이 일조했다. 중국 전기차 산업은 코발트가 없는 배터리에 의존하다 변화하기 시작했다. 골드만삭스는 중국에서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코발트가 2025년까지 거의 2배로 늘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몇 년간 잠비아와 러시아, 호주의 코발트 공급이 감소한 것은 수급 불균형을 부채질했다. 코발트는 니켈, 구리 등과 함께 채굴하는데 이들 광물의 가격은 금융위기 이후 하락했다.
연간 코발트 소비의 절반 정도는 전기차 산업에서 나온다. 자동차 제작사들은 코발트 사용량을 줄이려고 노력해왔지만 어려운 일이었다. 코발트로 배터리 안정성과 용량을 향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배터리 종류에 따라 코발트 함량은 다르지만, 코발트가 많이 들어갈수록 성능이 좋다.
중국 밖의 지역에 상장된 순수 코발트 업체가 별로 없어 헤지펀드들은 어쩔 수 없이 코발트 현물을 산다.
하지만 트레이더들은 펀드가 코발트를 팔아 이익을 내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코발트 시장이 상대적으로 작아 새로운 공급 물량이 나오면 바로 가격이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다.
kimy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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