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외에 일반 집도 보호소로…"단속오면 들여보내지 않을 것"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이민자가 많이 사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의 종교 지도자들이 강제 추방을 두려워하는 이민자들을 숨겨주는 쉼터를 집에 만들기 위해 뭉쳤다.
26일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반(反) 이민 기조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LA 지역 종교 지도자들이 '신속대응팀'(Rapid Response Team)이라는 이름의 지하 모임을 결성했다.
미 이민세관국(ICE)의 급습과 강제 추방을 두려워하는 캘리포니아 주 남부 지역의 최대 수천명의 불법 이민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종교 시설이나 학교 외에도 당국 관계자들이 들어가려면 영장이 필요한 보호소를 개인 소유 집 등에도 마련해 불법이민자들을 유치한다는 것이다.
당국이 불법이민자를 찾아내기 어려운 일반 가정집도 보호소로 만든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신속대응팀'이 마련한 LA 도심의 집에서 이민자 세 가족을 맞을 준비를 하는 아다 밸리엔티 목사는 "가족이 함께 있도록 돕는 게 지역 사회 일원으로 우리가 할 일"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자신의 집에 남는 방을 이민자 가족이 머물 공간으로 만든 한 남성은 "이민 당국이 집 문을 두드리면 손님을 보호하기 위해 가능한 모든 일을 하겠다"면서 "나는 그들을 집에 들여보내지 않을 것이며, 그것이 우리의 법적 권리"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이 지역 수많은 교회와 종교 시설이 이미 이민자 가족을 보호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연방법에 따르면 교회나 유대교 회당 등은 당국이 법 집행을 위해 들어갈 수 있는 공공장소지만, 2011년 미 국토안보부는 종교 시설에 대한 ICE의 조치를 제한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이에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는 ICE 관계자의 종교 시설 진입이 제한됐으나, '신속대응팀' 회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에서도 그 정책이 지속할지에 회의적이라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3일 백악관에서 제조업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난 자리에서 대대적인 불법 체류자 단속과 추방계획에 대해 "우리나라에서 정말 나쁜 놈들을 쫓아내기 위한 군사작전"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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