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非文 개헌포위'에 속내 복잡…내부 압박도 부담

입력 2017-02-24 18:50  

민주 '非文 개헌포위'에 속내 복잡…내부 압박도 부담

3당 개헌 공세에 "정략적 시도" 일축하며 무대응

당내 개헌파 '집단행동'엔 개헌의총 열어 봉합시도

(서울=연합뉴스) 임형섭 서혜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24일 당 안팎의 비문(비문재인 진영) 세력으로부터 '개헌 협공'에 처했다.

문재인 전 대표를 포함한 소속 대선주자들이 대선 전 개헌 논의에 부정적인 상황에서 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 등 3당과 당내 개헌파로부터 동시 압박에 처하자, 민주당 지도부의 정치적 부담도 덩달아 커졌다.

당 지도부는 다른 당의 '개헌 포위'에는 "정략적 시도"라고 일축하면서도 당내 개헌파 의원들의 불만을 최소화하기 위해 '개헌 의총'을 열기로 하는 등 진화에 나섰다.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이날 자유한국당 등 여야 3당의 개헌압박에 대해 "정치적인 공학으로 개헌론을 언급하는 것은 안된다"며 단호한 태도를 보였다.

문 전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CGV에서 영화 '재심'을 관람한 뒤 연합뉴스 기자와 만나 "개헌 논의는 국민이 참여한 가운데 폭넓게 이뤄져야 한다"며 "정치인들이 개헌 방향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하면 오만한 태도"라고 말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도 이날 순천에서 열린 토크콘서트에서 "개헌이 대통령 선거에 정쟁화되기보다는 국민적 논의를 통해 진행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당 지도부도 보조를 맞췄다.

추미애 대표 측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다른 정당들이 불리한 대선 판세에서 변화를 꾀하려고 개헌론을 들고나온 것 아닌가"라며 "개헌은 필요하지만 이런 정치공세는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우상호 원내대표 역시 지난 22일 국회 최고위원회의에서 "민주당이 개헌에 소극적이라는 이미지를 만들려고 모였다면 정략적인 대선용"이라며 "민주당을 빼놓고 개헌이 되느냐. 국가 백년대계를 논의하는 자리에 1당을 빼고 합의한들 실효성이 있느냐"고 언급한 바 있다.

이는 민주당이 121석을 확보한 만큼 '집안 단속'만 확실히 한다면 다른 당에서는 개헌 의결 정족수 200석을 확보할 수 없다는 점을 계산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함께 당 지도부는 당 바깥의 '개헌 외풍'에 강력한 방어막을 치면서도 당내 개헌파의 요구는 최대한 수용하는 자세를 취해 개헌론에 따른 내부 균열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민주당 의원 일부가 당 밖에서 개헌파와 손을 잡는 '최악의 사태'를 피하려면 어느 정도 당 안에서 성의있게 개헌 논의에 임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이날 개헌파 의원들은 국회에서 워크숍을 연 뒤 우상호 원내대표에게 개헌 의총을 즉시 열 것을 요청했으며, 우 원내대표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월 국회가 마무리되는 대로 3월 초순에 즉시 의총을 열어 이 문제에 대한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총의를 모아보겠다"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당내에서 개헌 논의를 시작함으로써 개헌파의 이탈을 최소화하는 한편 '민주당은 개헌에 소극적이다'라는 외부의 비판도 불식시키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조기 대선이 다가올수록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개헌파들의 움직임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여, 당분간 당내에서 개헌론을 둘러싼 힘 싸움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hysup@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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