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피해확산에 닭고기 공급과잉 해소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지난해부터 전국 농장들이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몸살을 앓았지만, 주식시장의 닭고기 관련 종목들은 반사이익을 누렸다.
AI가 한창 확산할 때는 소비심리가 위축되면서 닭고깃값이 하락했다. 하지만 AI가 어느 정도 진정되자 공급 부족으로 닭고깃값이 치솟았기 때문이다.
25일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AI 확산흐름이 한창이던 지난해 12월 22일 ㎏당 888원까지 하락했던 육계 시세는 설 연휴가 지나면서 가파르게 올라 지난 14일 현재 ㎏당 2천200원으로 148%나 폭등했다.
이는 AI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해 11월 5일 시세 1천100원보다도 100% 급등한 수치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진 지난 20일 대표적인 닭고기주인 마니커[027740]는 전 거래일보다 8.26% 급등했다. 하림[136480]도 20일과 21일 오름세를 이어갔다.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오름세는 누그러졌지만, AI 확산 이전과 비교하면 뚜렷한 오름세다.
사상 최악의 AI 사태가 장기화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살처분 여파가 고기용 닭(육계)까지 번질 것이라는 전망이 꾸준히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AI 확산 이전인 11월 9일 685원에 장을 마감했던 마니커는 떨어졌는데 지난 20일 852원까지 올랐다. 장중에는 938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같은 날 4천475원이었던 하림은 지난 20일 5천220원에 장을 마쳤다.
닭고기 가공업체인 동우[088910]는 12월부터 오름세를 보이기 시작해 11월 초 4천 원을 간신히 넘기던 주가가 4천720원까지 올랐다.
오경석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닭고기 가공업계는 지난 수년간 육계 공급과잉 문제 속에서 실적 부진의 고통을 겪어왔다”면서 “육계 피해 가능성이 커질수록 공급과잉 해소에 대한 기대감도 커져 주가에 반영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AI가 진정 국면에 접어든 데다 정부와 업계가 닭 가격 안정에 뛰어들면서 닭고기주 강세도 어느 정도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가격 급등 소식에 수요-공급 안정을 위해 하림, 마니커, 체리브로 등 육계기업들이 냉동닭 7천t을 향후 2주간 시장에 공급한다.
또 AI 발생이 잠잠해지면서 경기도 여주, 이천, 평택, 연천, 충북 청주, 옥천 등에서 AI 이동제한이 해제됐다.
chomj@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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