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무 19패 후 3연승…한국, 아시안게임 첫 은메달 '성큼'
(삿포로=연합뉴스) 신창용 기자 = 한국 남자 아이스하키가 '숙적' 일본을 상대로 3연승을 거두고 일본이 더는 적수가 아님을 확인했다.
백지선(50·미국명 짐 팩)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24일 일본 삿포로 쓰키사무 체육관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2차전에서 일본을 4-1(1-0 1-0 2-1)로 제압했다.
한국은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사상 첫 승리를 거두며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3-0승), 지난 11일 유로 아이스하키 챌린지(3-0승)에 이어 일본전 3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역대 전적은 3승 1무 19패가 됐다.
1982년 일본과 처음 만나 0-25로 기록적인 참패를 당했던 것을 떠올리면 괄목상대라는 표현이 지나치지 않은 경기였다.
승리의 주역은 캐나다 출신 귀화 공격수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와 역시 캐나다 출신인 귀화 골리 맷 달튼(안양 한라)이었다.
스위프트는 이번 경기까지 일본전 3경기에서 모두 골을 터트리며 '일본 킬러'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2일 카자흐스탄과 1차전에서 4골을 허용하며 다소 부진했던 달튼은 이날 일본이 날린 28개의 슈팅 가운데 27개를 막아내는 철통 방어로 승리의 디딤돌을 놨다.
달튼은 대표팀에 합류한 후 치른 일본과의 3경기에서 0.33의 경기당 평균실점(GAA)과 0.987의 선방율(SVS%)를 기록하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였다.
대회 첫 승을 거둔 한국은 1승 1패(승점 3점)로 일본과 승점이 같아졌지만 승자승 원칙에 따라 2위로 올라서며 은메달에 성큼 다가섰다.
이번 대회는 카자흐스탄(세계 랭킹 16위), 일본(21위), 한국(23위), 중국(37위) 등 톱 디비전 4개국이 한 번씩 맞붙어 그 결과로 메달을 가린다.
한국은 26일 중국과 최종전(3차전)을 치른다.
한국이 중국을 꺾고, 지난 22일 우리나라에 0-4 참패를 안긴 카자흐스탄이 이에 앞서 열리는 일본전에서 승리하면 금메달은 카자흐스탄, 은메달은 한국의 것이 된다.
한국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대회 때 거둔 동메달이 역대 동계아시안게임 최고 성적이다.
카자흐스탄 2군을 상대로 졸전을 펼친 한국은 이날 심기일전한 모습으로 1피리어드부터 강력한 포어체킹에 나서며 투지 있게 일본에 맞섰다.
금메달을 목표로 베스트 전력을 꾸린 자국 대표팀이 한국에 일방적으로 밀리자 경기장을 가득 메운 일본 홈팬들은 깊은 침묵에 잠겼다.
한국은 1피리어드 9분 33초 속공 상황에서 수비수 서영준(고려대)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신형윤(하이원)의 패스를 반대편에서 받은 서영준은 골리 왼쪽 어깨 위를 넘기는 절묘한 슬랩샷으로 일본 골네트를 흔들었다.
2피리어드 9분 49초에는 파워 플레이(상대 선수 퇴장으로 인한 수적 우위) 종료 1초를 남기고 마이클 스위프트(하이원)가 사각에서 절묘한 샷으로 추가 골을 넣었다.
전혀 예상하지 않은 각도에서 퍽이 날아오자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를 경험한 일본의 골리 후쿠후지 유타카도 꼼짝없이 당했다.
3피리어드 12분 4초에는 김원중이 김원준(이상 안양 한라)의 슬랩샷을 문전 앞에서 살짝 방향만 틀어 3번째 골을 터트렸다. 그때까지만 해도 파상 공세에 나섰던 일본의 추격 의지를 꺾는 쐐기 골이었다.
김원중이 대표팀 경기에서 골을 터트린 것은 2013년 4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린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 1 그룹 A 대회 이후 4년 만이다.
일본은 15분 53초에 한 골을 만회했으나 한국은 경기 종료 1분 5초를 남기고 박우상(안양 한라)의 엠프티넷 골로 승부를 확정 지었다.
changy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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