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말 현재 원내 5당 포함 정당 30개, 창당결성 신고만도 11개 달해
연말연초 집중 증가…'청년정당', '모바일정당' 등 형태도 목표도 제각각
(서울=연합뉴스) 류미나 기자 = 조기 대통령선거가 가시화하면서 연초부터 군소정당 창당이 쉴 새 없이 이어지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이달 14일 현재 공식 등록된 정당은 원내에 진출한 5개 정당을 포함해 모두 30개. 여기에 창당준비위원회 결성 신고서를 제출한 단체 또한 11개에 이른다.
이는 역대 대선에 비해 큰 폭으로 늘어난 것이다. 17대 대선을 앞둔 2007년 3월에 12개 정당, 18대 대선이 열린 2012년 3월에 21개 정당이 각각 등록된 바 있다.
이름조차 생소한 단체들이 이 시기 대거 창당 작업에 뛰어드는 것은 무엇보다 대선이란 최대 정치이벤트에서 자신의 주장과 이념을 알리는 데 '정당'의 형태를 갖추는 게 효과적이란 판단이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지난달 10일 창준위 결성을 신고한 우리미래당은 이른바 '젊은정당·열린정당·미래정당'이란 캐치프레이즈 아래 최저임금 1만원, 국공립대 무상교육, 선거연령 16세 하향조정 등을 주요 정책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실제 평균 연령 27세의 공동대표 4인이 창당준비 작업을 주도하고 있기도 하다.
국내 최초 모바일 플랫폼 정당을 지향하는 모폴넷(모바일정치연합)은 지난달 5일 창준위 결성을 신고했다. 모바일 인터넷을 통해 저비용·고효율의 정치풍토를 조성하고 국민의 정치참여를 확대해 국민이 주인인 정치를 실현한다는 게 모토이다.
국민희망총연합은 대선국면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을 지지해온 세력으로 알려졌으며, 비슷한 이름의 국민총연합당은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정호선 전 국회의원이 대표자로 있다.
주목할 특징은 이들 군소정당 상당수의 출범 시기가 최근 4개월 사이에 집중돼있는 점이다. 바른정당을 포함해 3개 정당과 11개 창준위가 지난해 11월 말부터 이달 초 사이에 등장한 것이다.
'대선의 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볼 수도 있지만, 동시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정국이 본격화한 시기와도 맞물려 있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로 인한 국민적 분노가 역설적으로 풀뿌리 정치참여를 확대하는 일종의 기폭제 역할을 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있다. 실제로 이 시기 등장한 창준위 다수가 발기취지문 등에서 이번 국정농단 사태를 거론하며 박근혜정부에 대한 비판의식을 드러내고 있기도 하다.
또 대권 레이스가 본격화하고 상당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야 어디에도 과반 지지율을 얻는 '절대 주자' 없이 혼전만 거듭되고 있는 상황 또한 군소정당과 주자들의 난립을 부추기는 요인일 수 있다.
그러나 이들 '예비정당'이 모두 정식 정당이 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 정당법상 창준위 결성 신고 이후 6개월 내에 5개 이상 시도당을 두는 동시에 시도당별로 1천 명 이상의 당원을 모아야 정식 정당으로 등록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전국단위의 큰 선거가 열릴 때마다 군소정당이 명멸하는 것은 정치권의 생리다. 기존 정당과의 버거운 싸움에서 살아남은 정당은 거의 없는 게 냉엄한 정치의 현실이기 때문이다.
20대 총선의 경우에도 21개 정당이 선거에 뛰어들었지만, 당선인을 낸 정당은 4개에 그쳤다.
minary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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