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안게임] 부상투혼 김나현, 티켓 양보한 최다빈에게 "친구로서 응원할게"

입력 2017-02-25 1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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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게임] 부상투혼 김나현, 티켓 양보한 최다빈에게 "친구로서 응원할게"

발목 통증 안고 아시안게임 출전한 김나현, 통증 참고 대회 완주





(삿포로=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김나현(과천고)은 작년 12월 오른쪽 발목에 이상징후를 감지했다.

점프를 뛸 때마다 통증이 찾아왔다.

처음엔 견딜만하던 발목 통증은 나날이 심해졌다.

그러나 김나현은 줄줄이 이어진 대회를 참가하느라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했다. 부상 정도는 매우 심해졌다.

그는 1월 초 강릉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종합선수권 대회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마친 뒤 펑펑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오로지 통증 때문에 흘린 눈물이었다.

김나현은 진통제를 먹어가면서 종합 3위를 차지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출전권이 걸린 2017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세계선수권 대회 출전권을 따냈다.

그러나 김나현의 부상 상태는 더 심해졌다.

그는 지난 19일 폐막한 2017 ISU 4대륙 선수권대회에서 프리스케이팅 출전을 포기하기도 했다.

최악의 상황을 맞은 김나현은 큰 결심을 했다.

이 상태로 세계선수권 대회에 나갔다가 올림픽 쿼터 확보에 실패할 것으로 판단, 차순위인 동갑내기 친구 최다빈(수리고)에게 출전권을 양보했다.

김나현은 25일 일본 홋카이도 삿포로 마코마나이 실내링크에서 열린 2017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피겨스케이팅 프리스케이팅 연기를 마친 뒤 "세계선수권 대회는 선수라면 한 번쯤 밟아보고 싶은무대라 포기하기가 매우 힘들었다"라며 "하지만 올림픽 티켓이 걸려있는 대회라 (최)다빈이에게 양보하는 게 맞다고 생각했다. 후회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이날 김나현은 오른쪽 발목 부상 여파로 부진했다.

첫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루프-더블 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와 두 번째 점프 과제인 트리플 토루프는 클린으로 처리했지만, 이후 많은 점프를 시도조차 못했다.

김나현은 "발목을 다친 뒤 계속 진통제를 먹고 있고, 오늘 경기를 위해 진통제 2알을 더 먹었는데도 아팠다. 발목이 너무 아파 뛸 수가 없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최악의 상황에도 불구하고 아시안게임 출전을 강행한 이유를 묻는 말엔 "세계선수권 대회를 포기했기 때문에, 이 대회만큼은 꼭 소화하고 싶었다"라며 "좋은 점프를 보여드리진 못했지만 밝은 표정으로 올 시즌 마지막 대회를 마치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종합선수권대회, 4대륙 선수권대회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경기에 임한 것 같다'라는 취재진의 말에 "마지막 경기라 울고 싶지 않았다. 아파도 웃으면서 뛰겠다고 다짐했다"라고 말했다.

본인 대신 세계선수권 대회에 출전하게 된 최다빈에게도 조언을 남겼다.

그는 "라이벌이 아닌 친구로서 응원할 것"이라면서 "부담이 많이 되겠지만, 좋은 경기를 펼치고 돌아왔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 몇 점을 주고 싶은지 묻는 말엔 "10점 만점에 2점"이라면서 "더 참고 잘 뛰었어야 하는데 많이 아쉽다"라고 밝혔다.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한 본인의 연기가 자랑스럽지 않나'라는 말엔 "참았어야 했다"라며 빙그레 웃었다.

김나현은 이틀 전 쇼트프로그램에서 40.80점을 받았고 이날 프리스케이팅에서 67.97점을 받아 총점 108.77점을 기록했다. 메달권엔 근접하지 못했다.

cycl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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