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용의자들 임대 콘도서 화학물질 나와…VX 관련성에 '촉각'

입력 2017-02-26 16:29   수정 2017-02-26 21:45

北용의자들 임대 콘도서 화학물질 나와…VX 관련성에 '촉각'

(쿠알라룸푸르=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말레이시아 당국이 김정남 암살 사건에 사용된 신경작용제 VX의 출처를 찾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수색 과정에서 다수의 화학물질이 나온 콘도가 사건직후 달아난 북한 용의자들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26일 현지 언론에 따르면 압둘 사마흐 맛 셀랑고르주(州) 지방경찰청장은 이날 새벽 공항 제독 작업 후 기자들과 만나 지난 23일 압수수색 과정에서 화학물질 등이 발견된 콘도가 도주한 4명의 북한 용의자 명의로 임대됐다고 밝혔다.

압둘 사마흐 청장은 "4명의 북한 용의자가 이 콘도를 임대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수색 과정에서 다수의 샘플을 확보해 분석기관에 보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직 샘플 성분을 발표할 단계는 아니다"라며 "다만, 이는 사건 발생 직후 도주한 4명의 북한 국적 용의자들과 관련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는 이 콘도가 김정남 암살 사건에 쓰인 맹독성 신경작용제 VX 제조 또는 반입과 관련이 있으리라는 것을 암시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특히 북한 국적 용의자 명의로 임대된 이 콘도에서 VX 관련 물질이 검출될 경우, 북한이 이번 사건의 배후에 있다는 정황이 더욱 짙어진다.

쿠알라룸푸르 시내 잘란 클랑 라마 대로변에 있는 이 콘도는 24층 규모의 고층건물 2채를 다리로 연결한 고급 주거 및 사무용 시설이다. 이미 체포된 북한 국적 화학전문가 리정철의 거처와도 멀지 않은 곳에 있다.

최근 경찰은 이 콘도를 압수수색 과정에서는 화학물질 샘플과 이를 취급하는 데 쓰인 것으로 보이는 다수의 장갑·신발·주사기 등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 24일 취재진이 몰렸을 당시 이 콘도 분양사무실 직원은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에 대해 아는 바가 없고 알아도 말할 수 없다. 이곳은 사유지이니 취재를 원한다면 담장 밖에서 해달라"고 말했다.

한편, 리지현(33)·홍송학(34)·오종길(55)·리재남(57) 등 북한 국적 용의자 4명은 지난 13일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여성 2명이 국제공항 출국장에서 김정남을 공격한 직후 출국했다.

이들은 두바이, 블라디보스토크를 거쳐 지난 17일 평양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meola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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