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박해양플랜트硏 개발…컨테이너 검사 소요시간 10분의 1로
(세종=연합뉴스) 윤보람 기자 = 국내 연구진이 화물 컨테이너의 내용물을 3차원으로 투시해 한 번에 검색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을 활용하면 컨테이너 검사에 소요되는 시간이 10분의 1로 줄어 항만의 물류 경쟁력이 높아지는 동시에 성장성이 큰 관련 시장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27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는 2008년부터 약 253억원을 들여 연구한 끝에 '3차원 고속 컨테이너 검색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컨테이너 검색기는 컨테이너를 개봉하지 않고도 내부 화물을 확인해 통관 보안검사를 빠르게 처리하도록 돕는 장치다.
우리나라는 현재 외국산 검색기 14대를 보유해 수입물품 검사 등에만 일부 활용하고 있으나 내년부터는 미국의 규제 강화에 따라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해 100% 사전 검색을 해야 한다.
기존에 사용하던 2차원 검색기는 평면적인 투시만 가능했기 때문에 겹쳐진 화물을 빠짐없이 살피려면 수평·수직 방향으로 따로 검색해야 했다.
이와 달리 3차원 검색기는 입체적인 투시를 통해 한 번의 검색만으로 내부의 모든 화물을 확인하도록 설계됐다.
순환구조의 전자동 시스템을 도입해 컨테이너 검색 속도도 빨라졌다.
기존 검색기는 컨테이너 1대 검사 시 판독을 제외한 순수 엑스레이 검색에만 5분, 전 과정을 거치는 데 10분가량이 소요됐으나 3차원 검색기는 1대당 약 1분 이내에 모든 검색 과정을 완료한다.
최대 70t에 달하는 컨테이너 차량을 빠르게 이동시키면서도 영상화질에 영향을 미치는 기계적 진동은 적으며, 고장이 적고 유지보수가 간단한 것도 강점이다.
우리나라가 연간 미국으로 직접 수출하는 컨테이너 화물 64만TEU(1TEU는 20피트 길이 컨테이너 1개)를 3차원 검색기로 처리하면 2차원 검색기를 쓸 때보다 검사 시간이 9만 시간, 인건비는 5억8천만원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환적화물을 포함해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 총 147만TEU를 2차원 검색기로 모두 처리하려면 3천300억원을 들여 33대의 검색기를 추가로 구매해야 했지만, 자체 기술을 확보하면서 이런 비용을 절감할 수 있게 됐다.
3차원 검색기를 바탕으로 화물처리가 효율적으로 이뤄지면 부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을 환적항으로 이용하는 외국 화물선의 입항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을 전망이다.
세계 컨테이너 검색기 시장 규모는 2015년 기준 약 8억5천만달러(약 9천600억원)다.
최근 테러 위험 등으로 전 세계 화물 검색이 강화된 데다 미국이 자국 반입 컨테이너에 대한 검사를 의무화하면서 관련 시장이 매년 12% 이상 성장하고, 2019년에는 15억달러(약 1조7천억원) 수준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엄기두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7개월간 성능 검증과 안정화 시험을 거쳐 3차원 검색기를 본격적으로 현장에 보급할 계획"이라며 "주력 수출품목으로 키워 관련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이날 오후 2시 광양항만 컨테이너 장치장에서 3차원 검색기 시험시설 준공식을 열고 3월부터 운영에 들어간다.
br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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