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헤란=연합뉴스) 강훈상 특파원 =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엄숙함을 요구하는 보수적 종교 해석과 사회 분위기에 일침을 놨다.
로하니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테헤란에서 열린 건강·보건 관련 행사에서 "우리 사회는 활력이 필요하다"며 "어떻게 슬픔은 할랄(이슬람 율법으로 허용된 것)이고 잠시 웃는 건 하람(이슬람 율법으로 금지된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곧 새해(이란력으로 3월21일)인데 사람들이 약간은 즐길 수 있도록 하자"고 주문했다.
표면적으로는 행사의 취지에 맞춘 건강을 위한 원칙적인 제안이지만, 안정과 진중한 사회 분위기를 지나치게 강조하는 보수 세력을 우회적으로 겨냥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어 "대학 시절 운동하던 친구에게 한 종교학자가 '(활력을 일깨우는) 스포츠는 교리에 맞지 않다'고 지적한 적이 있었다"면서 "정부는 나라 전체가 힘이 넘치도록 발전시킬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전보다 지금 약은 20%, 의료장비는 40% 더 싸게 살 수 있다"면서 "'정치적 치매'를 앓는 일부 사람들은 과거에 약값이 얼마였는지 잊어버렸다"고 비판했다.
이란은 전 정부 때인 2012년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로 약값이 폭등해 서민층이 어려움을 겪었다.
자신의 재선이 달린 5월 대선을 앞두고 성과를 과시함으로써 경쟁 세력인 보수파를 겨냥한 셈이다. 최근 보수파는 선거가 다가오면서 로하니 대통령의 핵협상 타결과 친서방 외교정책을 대표적인 실정으로 몰아붙여 지지층을 결속하고 있다.
로하니 대통령은 또 "방송은 고기 가격이 내려갈 땐 보도하지 않다가 단 이틀만 올라도 톱뉴스에 올린다"면서 보수 성향의 국영 방송에 불만을 표했다.
이란 국영방송은 정부가 아닌 최고지도자의 통제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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